"하루키가 받을 줄 알았는데‥" 실망한 日, 그럼에도 '들썩'
교실 의자에 앉아 있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아쉬움과 낙담이 뒤섞인 듯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어제저녁, 일본문학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효고현 모교에 모여 수상을 기원하던 그의 동급생과 인근 주민 등입니다.
일본 매체 '산케이'는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는 소식에 10여 명의 동급생과 이웃, 교사들로부터 탄식과 실망감이 터져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하루키와 같은 반이었다는 동급생은 "하루키가 비록 상을 받진 못했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도 큰일"이라며 "내년에도 수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 두 명의 노벨문학상 작가를 배출한 일본은 세계적 거장인 하루키의 사상 세 번째 수상을 기대했지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여성 최초 수상자인 한강의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호외'라는 표현까지 쓰며 톱뉴스로 전했고, NHK 역시 "한강은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작가"라며 수상 소식을 전했습니다.
NHK는 일본 서점가가 발 빠르게 한강의 작품을 모은 특설 코너를 설치한 소식도 전했는데, 한 30대 일본인 남성은 "지금까지 한국 작가의 수상은 없었기 때문에 놀랐다"며 "읽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 SNS 이용자는 "도쿄 신주쿠의 한 서점에서 올해 수상이 예상된 작가들의 책이 치워지고 대신 한강의 책이 채워지고 있다"며 "도쿄에서 이런 광경을 볼 줄 몰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강의 최신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번역 발간한 일본의 출판사는 즉시 증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내 문학 전문가들도 백인의 독무대로 불린 노벨 문학상에서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 첫 노벨문학상을 타낸 한강의 수상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world/article/6645170_364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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