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장난?…소변 보는 친구 훔쳐본 중학생 "성폭력·학폭 맞다" 판결

2024. 2. 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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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속 구체적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학교에서 동성 친구가 소변 보는 모습을 몰래 훔쳐본 것은 성폭력이자 학교폭력이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인천지법 행정1-2부(부장 소병진)는 중학생 A 군이 인천시 모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통보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A 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지난해 4월 B 군과 학교 화장실에서 물을 뿌리며 장난을 쳤다.

잠시 후 B군이 소변을 보기 위해 용변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자 A 군은 옆 칸으로 가서 변기를 밟고 올라가 위에서 몰래 내려다봤다. 바지를 벗은 채 소변을 보던 B 군은 "선을 넘지 말라"며 A 군에게 불쾌함을 표했다.

B 군은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한 달 뒤 학교폭력 대책심의위가 열렸다. A 군이 자신의 성기를 봤으며, 사과도 건성건성했다는 것이 B 군의 주장이다. B 군은 학교 측에 낸 의견서에서 "A 군이 장난을 친 것 같지만 피해가 좀 컸다"며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썼다.

학교폭력 심의위는 A 군의 행위가 성폭력에 해당하는 학교폭력이라며 봉사활동 4시간과 특별교육 4시간을 부과했다. 또 "B 군과 접촉하지 말고, 협박이나 보복행위도 하지 말라"는 처분도 내렸다.

A 군은 이에 부모를 통해 소송을 냈다. A 군은 "B 군이 숨기 장난을 한다고 생각해 옆 칸에 들어가 봤으며, 소변을 보는 것 같아 그냥 변기에서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또 "고의가 아닌 과실로 친구의 소변 누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성폭력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성폭력에 따른 학교폭력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A 군은 숨기 장난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둘의 나이와 지능 등을 고려하면 당시 오인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용변 칸에서 B 군이 소변이나 대변을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A군이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B 군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며 A 군이 B 군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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