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바람 바람 바람’으로 데뷔하자마자 가요계는 술렁였다.
조용필, 전영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김범룡.

히트곡이 이어졌고, 팬들은 그의 집 앞 공터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웠다. 그야말로 198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였다.


그런데 전성기 한가운데서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어느 날, 호적등본을 떼보니 본인도 모르는 ‘배우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것.
알고 보니 매일 집 앞에 와 결혼을 요구하던 한 팬이, 혼자서 혼인신고를 해버린 것이었다.
주민등록번호까지 입수했던 그녀는 당시 제도상 단독 신고가 가능했던 틈을 타 김범룡의 이름 아래 ‘배우자’로 올라가 버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그는 재판을 받아야 했고, 당시 연인이었던 현재의 아내에게도 해명해야 했다.
다행히 크리스강은 상황을 이해했고, 큰 갈등 없이 사건은 정리됐다. 하지만 지금도 김범룡의 혼인관계증명서에는 아내 이름 위에 ‘말소’ 표시된 이름 하나가 남아 있다.
김범룡은 최근 방송을 통해 “그 이름을 볼 때마다 아내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범룡이 아내 크리스강을 처음 만난 건 미국 공연 중이었다.
친구의 소개로 공연장에 나타난 그녀는 꽃다발을 건넸고, 이후 88서울올림픽 무렵 그녀가 한국을 찾으며 본격적인 연인이 됐다.
재미교포였던 크리스강은 결혼 후 김범룡과 함께 미국 펜실베니아로 건너가 살기도 했고, 두 아들을 낳아 조기 유학도 보냈다.

하지만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김범룡은 국내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혼자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렇게 기러기 부부 생활이 이어졌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지만, 오히려 그 거리감이 부부 사이를 더 애틋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크리스강은 김범룡에 대해
“성실하지만 자상하진 않다. 음악 외엔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유별나게 속 썩이는 일은 없었다. 사업만 안 하면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범룡 역시 “아내는 평소엔 잔소리가 많은데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담담하게 기다려주는 사람이었다”며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1990년대 이후 대중의 관심이 점차 줄며 음악 활동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김범룡은 제작자로 전향했다. 그가 키운 그룹 중에는 ‘녹색지대’도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무렵, 투자 실패와 보증 문제로 무려 45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집도 잃고, 빚 독촉에 쫓기는 삶. 그는 “그땐 나쁜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런 그를 버텨주게 한 건 아내였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크리스강의 이 한마디는 그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이후 그는 스탠드바, 나이트클럽, 심지어 사과 궤짝 위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노래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갔고, 그렇게 수년을 버틴 끝에 결국 모든 빚을 갚았다.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하는 김범룡은, 다시 노래가 즐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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