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의 상징인가, 폭력의 또 다른 주체인가
유엔 평화유지군(UN Peacekeepers)은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평화’라는 대의를 내걸고 파견된다. 국내외 언론은 종종 이들의 활약을 영웅적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숨겨진 잔혹함과 숱한 인권 침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존재한다. 최근 논란이 된 키부 지역 사건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실상을 다시 한 번 세상에 각인시켰다.

동콩고 민주공화국 키부에서 드러난 추악한 현실
현지 시간 2025년 7월 기준, BBC 코리아와 여러 현지 언론은 콩고 민주공화국(DRC) 키부 지방에서 발생한 유엔 평화유지군 관련 사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우리는 도와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건 더 큰 공포와 폭력이었습니다.”
키부 지역에서는 평화유지군의 임무가 확대 실시된 직후 오히려 무장세력과 유엔 평화유지군 간의 무차별적 총격전, 성폭력, 약탈 사건이 빈번해졌다. 유엔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민간인이 유엔군의 오폭과 무력 행사로 인해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참혹한 현장, 주민의 절망
유엔 평화유지군의 개입 이후 키부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더 불안에 떨고 있다. 사고 현장의 한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전에는 무장세력만 무서웠지만, 이제는 유엔 군인들까지 우리를 위협합니다.”
평화유지 임무 중이라는 명분 아래, 유엔 군인들은 ‘현장 통제’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 여성, 아이들이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성폭행 피해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유엔 본부는 여전히 책임 규명과 실질적 처벌에 소극적이다.

반복되는 인권 침해, 국제사회의 침묵
키부 지역뿐 아니다. 수단, 차드, 아이티 등 유엔 평화유지군이 투입된 여러 분쟁지에서도 유사한 폭력과 인권 침해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성범죄 및 마을 약탈, 주민 살해 등 심각한 범죄 행위가 평화유지군의 이름 아래 자행되었음에도, 관련된 책임자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반복된다.
주민들은 두려움과 분노를 동시에 표출한다. 유엔이 가져다주는 평화란, 결국 총구와 괴뢰 행위 뒤에 감춰진 폭력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책임의 분산, 진실을 가리는 장막
유엔 평화유지군의 구조적 문제는 복잡하다. 각국이 군인을 파견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국제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진다. 이에 따라 특정 사건에 대한 책임 추궁이 어려워지고, 각국 정부와 유엔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악순환을 보인다.
실제로 2024년에 있었던 여러 사건에서 유엔은 “현지 조사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에 미온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들이 소리 없이 사라진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남긴 상흔과 암울한 현실
전쟁과 분쟁을 끝내기 위해 파견된 군인들이 오히려 더 큰 공포와 상처를 남겼다는 사실은 유엔 시스템 자체의 결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정작 평화를 지키겠다며 이 땅을 밟은 유엔군은, 오늘도 무장세력과 다를 바 없는 두려움의 존재로 남아 있다.

국제사회의 재검토가 절실하다
최근의 키부 사태를 비롯해 유엔 평화유지군이 개입한 곳마다 반복되는 비극은, 국제사회가 평화유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함을 시사한다. 단순한 개입과 인원 파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감시와 책임 추궁, 피해자 지원, 구조적 개혁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현지 주민들은 “국제사회가 진짜 우리를 도우려면, 총이 아니라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평화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해와 실질적 지원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한다.
Copyright © 밀리터리 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