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창]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까

2월24일이면 우크라이나 전쟁 만 4년이다. 우크라이나 TV에는 매일 전쟁 며칠이라는 숫자가 표시된다. 어제 1449일이라는 숫자를 보았다. 미국과 유럽의 언론을 찾아보고 우크라이나 뉴스는 물론이고 러시아 신문도 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를 생각해 본다.
트럼프는 집권하면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집권 1년이 지났다. 푸틴은 특별군사작전(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있지만 그 자신도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의 결심에 따라 전쟁은 끝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의 참모들이나 군사령관들은 승전보를 난발하여 푸틴의 분별력을 흐리게 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푸틴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못한다. 이 불신은 단지 푸틴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역사적으로 수없이 고난을 겪은 민족적 배신과 불신이다.
2000년대 초 전 CIS 지역TV 방송 중에 KVN이라는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젊은이 코미디 경연대회인데 구소련 모든 지역의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코미디 대표였는데 프로그램 인기가 높아 모스크바 공연에서 청년 젤렌스키는 푸틴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웃긴 소리를 해서 푸틴이 박장대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는 젤렌스키가 러시아어를 했었다. 젤렌스키는 2019년 41살에 대통령이 되어 그해 12월 프랑스에서 푸틴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다. 전쟁 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젤렌스키의 제안을 푸틴은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았다.
73세의 노회한 푸틴은 아직도 그의 앞에서 재롱부리던 젤렌스키를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전쟁을 겪으며 세계적 정치인이 되었으며 노련한 외교관이며 군사령관으로 성장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고 있다.
푸틴의 정신세계는 20세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654년 우크라이나 러시아 형제동맹으로 드니프르강 동쪽은 실질적으로 러시아 지배 상태에 있었다. 1917년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으로 우크라이나는 독립에 대한 기회를 잡고 흐루솁스키를 수반으로 우크라이나 인민 공화국의 독립을 선포하였다. 러시아 혁명에 성공한 레닌은 민족자결권을 존중하고 억압받는 민족의 분리 독립은 인정한다면서도 소련이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머리를 잃는 것이라는 모순된 말을 했다.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은 볼셰비키 군과 1917년부터 1922년까지 치열한 전쟁을 했으나 패하고 1922년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됐다.
그때 지금의 동부 지역 영토가 우크라이나 연방공화국의 영토로 거의 확정되었으며 크림반도는 1954년 우크라이나 러시아 형제동맹 300주년을 기념하여 우크라이나에 할양되었다. 푸틴은 20세기에 일어난 역사적 결정을 부정하며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남동부의 전선을 고착해 러시아 땅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20세기에 정치적으로 결정된 일을 21세기에 전쟁으로 되돌리려고 한다.
푸틴 생각은 우크라이나 영토는 19~20세기에 머물러야 하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부라는 전근대적 사고에 젖어 있다. 뼛속까지 KGB 요원인 푸틴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 전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거나, 친러 정권이 생기기 전에는 끝나기 어려울 것이다. 푸틴은 정전 협정에서 항복에 가까운 절대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정전협상을 무산시킨다고 시간을 끌며 우크라이나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전쟁은 5년 이상 지속될 것 같아요" 동료 역사학과 교수의 말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김석원 우크라이나 키이우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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