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형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는 이야기였습니다.같이 가자고 하지 않은 것이 조금 서운했습니다. 그런데 통화가 끝날 무렵 형이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혼자 다녀온 이유가 있었다
형은 요즘 마음이 복잡해서 혼자 가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회사 일로 오래 고민하던 것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누구에게 말하기도 애매한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 앞에서 혼잣말을 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서운함이 사라졌습니다.

형제도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어도 기억하는 장면은 다릅니다. 아버지와 나눈 대화도 각자 다릅니다. 그래서 추모하는 방식도 같을 수 없습니다. 함께 가는 것만이 예의는 아닙니다. 각자의 방식을 인정해 주는 것도 형제 사이의 배려입니다.

말하지 않으면 오해로 남는다
형이 그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면 서운함만 남았을 것입니다. 이유를 모르면 사람은 자기 식으로 해석합니다. 그 해석이 쌓이면 관계가 어긋납니다. 짧게라도 사정을 말해 주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형제 사이일수록 설명이 필요합니다.

다음 달에는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통화 끝에 나온 말 한마디 덕분이었습니다.서운한 일이 생겼을 때 이유를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대개는 짐작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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