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대행’ 알바하러 홍콩 간 20대들, 범죄자 될 뻔한 이유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한국 청년들을 중국으로 유인한 뒤 이들의 계좌를 보이스피싱 ‘돈세탁’에 이용하는 사기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20대 한국 남성 3명이 이런 유형의 범죄에 연루될 뻔했다가 현지 외교당국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은 23일 ‘홍콩·마카오 신종 고수익 취업 사기 주의’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최근 해외에서 취업을 빌미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의 계좌를 사기 범행에 이용하는 취업 빙자 사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수법은 이랬다. 피해자가 고수익 아르바이트 및 해외 취업이라는 광고에 현혹돼 중국에 도착하면 보증금이나 환전 등을 빌미로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당연히 입금된 돈은 보증금 및 환전에 필요한 금액이 아닌, 제삼의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보낸 돈이다. 만일 범죄자 일당의 요구에 따라 입금된 돈을 인출해 가져다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을 돈세탁해주는 것이 된다. 제삼의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사기로 이를 신고할 경우에는 계좌가 동결돼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제로 20대 한국 청년들이 같은 범죄에 연루될 뻔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21~22세 한국 남성 3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범죄자 일당으로부터 시간당 9만7000원의 ‘남자친구 대행 아르바이트’를 제안받았다. 범죄자 일당은 왕복 항공권, 숙식, 비자까지 다 해결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하며 피해자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현혹된 이들은 자비로 비행기표를 끊어 지난 18일 홍콩에 입국했다. 공항에는 알선자 2명이 마중 나와 있었고, 청년들은 이들의 안내에 따라 숙소로 이동했다.
여기서 알선자들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신들에게 넘기면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를 돌려주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들어오지 않았다. 3일 뒤, 알선자들은 갑자기 “보증금으로 잡아놓은 돈”이라며 이들 통장에 입금된 3500만원을 인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부터 한국 청년들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총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총영사관은 “통장에 입금된 돈을 인출해서는 안 되며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안내한 뒤 22일 이들의 귀국을 도왔다.
귀국한 이들 3명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알선자’라던 이들은 수천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을 홍콩으로 송금받으려는 사기 조직원들이었다. 총영사관은 “코로나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고수익 미끼 해외 취업 빙자 사기 사건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번에 속은 남성 3명은 자칫 피싱 범죄의 공범이 될 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에 취업하고자 하는 경우 입국 전 취업비자를 받아야 한다”며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제공한다면서 홍콩이나 마카오 입국 전 한국 내 은행 계좌 정보를 요구하고, 일일 이체 한도 금액을 높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피싱 범죄조직의 전형적인 수법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타인에게 본인의 통장이나 카드를 빌려주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피해를 봤을 경우 즉시 경찰 또는 금융감독원에 연락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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