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아웃]= 안세영의 전영오픈 2연패 도전이 왕즈이의 정교한 역습에 가로막혔다. 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6 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은 세계 2위 왕즈이에게 0-2(15-21, 19-21)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안세영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그간 16승 4패로 열세에 놓여있던 왕즈이가 마침내 자신의 한계를 깨고 정상에 올랐다.

패배 후 안세영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오늘 경기는 스스로 실수가 너무 많아 아쉬움이 크다"며 "왕즈이 선수가 준비를 정말 잘해왔고, 내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교함이 부족했다"고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어 "많은 팬분이 응원해 주셨는데 우승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이번 패배를 통해 보완할 점을 명확히 확인했다.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히며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 현지 매체인 시나스포츠(Sina Sports)는 이번 결과를 두고 '만년 2인자의 반란'이라며 축제 분위기를 숨기지 않았다. 안세영에게 긴 연패를 당하며 그림자 속에 갇혀 있던 왕즈이가 드디어 빛을 보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배드민턴 유럽(Badminton Europe)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 역시 이번 경기를 안세영의 지배력이 흔들린 분기점으로 분석하며, 왕즈이가 안세영의 전매특허인 끈질긴 수비를 무력화하기 위해 코트 후방 깊숙한 곳을 공략하는 전술적 유연성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세영을 발목 잡은 것은 평소답지 않은 실책이었다. 철저한 수비력은 여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격의 종착지가 미세하게 코트 밖을 벗어나는 장면이 반복됐다. 특히 경기 초반 발생한 서브 실구와 중반 이후 이어진 스트로크의 영점 조절 실패는 안세영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드러냈다. 2세트 막판 15-20의 벼랑 끝 상황에서 19-20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국제대회 36연승 기록을 마감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배드민턴에 환희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무대였다. 남자 복식의 서승재-김원호 조는 조 아론 치아-소위익 조를 2-1로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전설' 박주봉-김문수 조 이후 40년 만에 나온 대업으로, 한국 남자 복식의 세계 최정상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한 쾌거다. 여자 복식의 백하나-이소희 조 역시 결승까지 진출하며 고군분투했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총 31개 대회로 구성된 2026 BWF 월드투어의 긴 여정 중 이제 막 전영오픈을 포함한 6개 대회가 마무리되었을 뿐이다. 안세영은 2025년 12월 월드투어파이널 우승에 이어, 2026년 시즌 첫 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과 이어진 인도 오픈(슈퍼 750)을 연달아 석권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이미 증명했다. 이번 전영오픈의 결과는 2025년 한 해 동안 11회 우승과 94.8%라는 경이로운 승률을 기록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여정 속에서 마주한 단 한 번의 패배에 불과하다.

안세영은 단순히 성적이 좋은 선수를 넘어, 압도적인 노력으로 한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된 선수다. 오늘의 패배는 그녀가 더 완벽한 여제로 거듭나기 위한 일시적인 쉼표일 뿐이며, 오히려 이 시련이 안세영 안에 잠자고 있던 승부욕을 다시 깨우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남은 시즌의 수많은 기회 속에서 안세영이 보여줄 전술적 진화와 왕즈이를 상대로 펼칠 정교한 복수전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응원한다.

모두의 안세영! 👑🏸🔥
대한민국 안세영 선수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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