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거짓말 뒤에 숨은 마음, 리플리증후군과 허언증

충청투데이 2026. 3.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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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증후군(Ripley Syndrome)은 마음속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허언증 역시 반복적이고 과도한 거짓말이 특징이다.

이들 또한 낮은 자존감과 불안정한 정서를 안고 있으며, 거짓말은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방식이 되기도 한다.

반면, 거짓말을 꺼낸 직원은 이미 불안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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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청주시 서원보건소 지역보건팀장

리플리증후군(Ripley Syndrome)은 마음속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하지만 이는 남을 속이기보다 그렇게라도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불안과 결핍 속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허언증 역시 반복적이고 과도한 거짓말이 특징이다. 자신을 과시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한 거짓이 습관처럼 이어진다. 이들 또한 낮은 자존감과 불안정한 정서를 안고 있으며, 거짓말은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방식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거짓말이 자신뿐 아니라 주변과의 관계도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하나의 거짓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이 이어지고, 우리는 이들을 쉽게 '거짓말쟁이'라는 이름으로 단정한다.

이런 상황은 직장에서도 드러난다.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한 직원을 마주한 관리자의 마음에는 분노와 함께 실망, 당혹감이 교차한다.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조직의 안정과 한 사람의 불안을 외면할 수 없는 마음 사이에서 관리자는 흔들린다. 반면, 거짓말을 꺼낸 직원은 이미 불안에 잠겨 있다. 들킬까 두려워 솔직해질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스스로를 가둬버리고, 그 거짓은 또 다른 거짓말로 이어진다.

리플리증후군과 허언증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치료가 필요한 문제다. 성급한 판단과 낙인 대신, 왜 그런 거짓이 필요했는지를 시선이 필요하다. 거짓 없이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경험, 다시 정직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개인의 회복과 관계를 지키는 출발점이다. 진실한 관계는 솔직함에서 시작되지만, 그 솔직함은 이해와 공감 위에서 가능해진다.

직장 내 거짓말 앞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는 성급한 판단이 아니라 한 걸음 멈춰 서는 일이다. 거짓을 바로잡는 과정이 곧 사람을 배제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왜 사실을 말하지 못했는지, 그 선택 뒤에 어떤 두려움과 압박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려는 시선이 필요하다. 상사는 통제자가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이고, 직원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주체다. 거짓 없이도 실패를 말할 수 있는 환경, 실수해도 회복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일 때 조직은 더 단단해진다. 누군가의 거짓말을 바로잡는 순간은 처벌의 시간이 아니라, 다시 정직해질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기회여야 한다. 그런 선택이 결국 사람을 지키고, 조직을 오래 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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