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시절 모습이 너무 잘생겨서 다시 입대(?)하라는 톱스타

(Feel터뷰!) 영화 '시민덕희'의 공명 배우를 만나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러움과 엉뚱함이 가득한 배우 공명을 1월 22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공백기 없이 컴백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군 복무 기간인 18개월은 절대 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포부를 전했다. 물론 혼자만의 의욕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마음가짐은 굳게, 아프지 않게, 체력적으로도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도 아이같이 해맑은 표정이 역력한데 벌써 데뷔 10년 차(방과 후 복불복) 배우로 성장했다. 그는 “19-20살에 데뷔했다. 앞으로 마라톤 하듯 페이스대로 오래, 길게 하고 싶다”며 뭐가 되었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배우가 한 이미지에 갇혀 버리는 게 고민일 수 있지만 공명 배우는 그마저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천천히 나아가며, 다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신도 좋지만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변치 않고 꾸준히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배우에게는 큰 복이지 싶다.

영화 <시민덕희>는 화재로 대출이 필요한 상황일 때 마침 걸려 온 보이스피싱 전화에 낚여 의심 없이 돈을 보냈던 덕희가 한 통의 제보 전화로 인해 총책까지 잡는 이야기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2016년 화성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성자 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공명은 극 중 덕희에게 손대리라며 사기 친 보이스피싱범 재민을 연기했다. 덕희를 곤경에 빠지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구조를 요청하면서 공조를 하는 대학생이다.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했지만 이것 역시 사기로 밝혀지면 중국에 꽁꽁 발 묶인다.


도영 말고 내가 직접 홍보할 수 있어 좋다

-<킬링 로맨스>, <한산: 용의 출현>로 작년 군백기 없이 열심히 달려왔다. 복무 중일 때 개봉한 <킬링 로맨스> 때는 동생(NCT 도영)이 대신 홍보도 했었다. 이제 직접 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겠다.

“공백 없이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시민덕희>가 군 복무 때 나왔어도 감사했었을 거다. 어제 개봉 전 무대인사를 했었다. 팬의 손 편지가 감동이었다. 그분들의 목마름이 가깝게 느껴졌다. 생각해 보니 <극한직업> 이후 무대인사나 인터뷰도 처음이라 지금도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스케줄 되는 건 다한다는 마음으로 홍보에 열 올리고 있다.

동생은 시사회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외국에 있어서 이용 못 했다(웃음) 개봉하면 티켓 사서 보내드리려고 한다. 꼭 한번 봐달라고 부탁드려야 할 정도다. 워낙 그쪽에 파워 있는 분이라 제가 모셔야 하는 분이다”

-지인들을 초대했던 시사회 반응은 어땠나 부모님은 보셨을 텐데.

“신기한 게 한 달 전쯤 아버지가 보이스피싱(사실은 스미싱) 당할 뻔하셨다. 동창 단체 채팅방에 부고소식이 떴고, 못 오면 이 계좌로 돈 보내라는 거였다. 아버지는 모르는 번호는 절대 클릭하지 않으신다. 다행이긴한데 친구분들은 많이 보내셨더라. 시사회 때 초대해 드렸더니 또 한 번 조심해야겠다며 경각심이 생긴다고 하셨다”

-3년 전보다 본인 얼굴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할 것 같다. 군대 때문인지 예전보다 늠름해지고 남자다워진 모습이 보인다.

“맞다. (웃음) 제 입으로는 못하겠고..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굴이 예전과 살짝 달라진 것 같고, 어릴 때 군대 간 게 아니었는데도 분위기 자체도 바뀐 것 같다. 사실은 언론시사회 전에 저희끼리 극장 빌려 다시 봤었다. 그때 보고 놀란 게 3년밖에 안 되었는데 선배님들도 풋풋하시더라. 3년 전 사진을 보면 누구나 나 같지 않을 것 같다.

최근에 알게 된 건데 선배님들과 재회하면서 확실히 성격적인 부분이 능글맞아졌다는 걸 느낀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같다. 군대에서는 공명이 아닌 김동현(본명)으로 생활하니까 저도 모르게 친구 사이에서 나오는 모습이 나오더라. 그게 이제서야 툭하고 튀어나오는 거 같다”

-영화 속에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가 중심이지만, 고액 알바를 미끼로 한 취업사기도 벌어지고 있다. 덕희가 메인이면서 두 축으로 사건이 진행되면서 재민이란 캐릭터가 더 흥미로워진다. 보이스피싱 사기 전화를 걸었을 때와 살려 달라고 할 때 목소리 뉘앙스가 나뉜다.

“감독님께 재민이 실존 인물인지 물어봤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제보 전화를 한 건 맞지만 대학생은 아니고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했다. 그래서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사기 칠 거면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유튜브를 뒤졌다. 음성 녹음 사례가 많아서 들으면서 재민을 만들어갔다. 뉘앙스는 확실히 다르다. 여러 버전이 있었고 그중 지금 버전이 되었다”

나라면 재민처럼 제보 전화를 못했을 것..

-재민은 피의자이면서 피해자인 전무후무한 캐릭터다. 내적 갈등도 상당하다. 전형적이지 않아서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없었을 것 같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캐릭터였을 거다. 실제 나라면 재민처럼 행동할까?

“재민의 장면 모두가 욕심나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탈출을 거듭 실패하면서 시행착오 끝에 알아가는 재민, 가까스로 건물 밖으로 나갔지만 다시 돌아오는 모습조차 평범한 재민이였다. 나약하지만 구조요청 제보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장면 하나하나에 표현되길 바랐다. 하지만 내가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재민처럼 용기를 발휘할 수 없을 거다. 답답하고 탈출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보이스피싱 하면서 참았을 거 같다. (웃음)”

-세트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하다. 보이스피싱 본거지 칭다오는 철저한 사전 답사로 완성되었다고 들었다.

“군산이었는데 놀랄 정도로 잘 구현되어 있었다. 칭다오를 진짜 간 것처럼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 속 배경은 8월이지만 막 추위가 찾아왔을 때라 추위를 피하면서 찍었던 기억이다. 보조출연자분들도 얇은 옷을 입고 있어서 추워했다. 마지막에 누워 있을 장면을 촬영할 때 바닥에 한기가 올라와서 힘들었다”

-팀덕희는 전반적으로 친분도 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서로 잘 먹고 수다도 떨어서 살도 쪘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감금 상태였던 보이스피싱 조직 분위기는 사뭇 달랐을 것 같다. 무서운 총책(이무생)을 비롯해 무척 살벌하다.

“우리도 나름 분위기 좋았다. (웃음) 주승이 형과 짧게나마 독립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서 재회하니 반가웠다. 지방에서 촬영하다 보니 촬영 끝나고 같이 밥 먹으면서 재미있게 보냈다. 성혁 선배님과도 숙소 앞 큰 해산물 집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대인사 돌면서 이무생, 박병은 선배님과 만났지 현장에서 마주칠 일이 없었다. 이무생 선배님은 총책이다 보니 무섭고 잔인한 아우라를 풍겼다. 진짜 조직원과 총책처럼, 다가갈 수 없고 얼굴도 볼 수 없는 포스가 있었다. 그런데 촬영 안 하고 모니터링할 때는 따뜻한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해주시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현장에서 젠틀하고 멋있었던 모습이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다”

-덕희와 재민이 공조해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나. 관객 입장에서는 둘이 만나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기대했을 수도 있다.

“재민이 덕희에게 ‘사기 쳐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와닿았다. 재민이로서는 진심으로 할 수 있는 말이었고 임팩트 있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 고민이 많았다. 둘이 만나서 화해하거나 서로 대화하는 엔딩을 욕심낼 수 있지만. 감독님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웃음) 다만, 재민의 병원 장면은 라미란 배우의 의견으로 추가 촬영했었다”

이미지 변신 보다 잘하는 걸 깊게 파는 편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 어리바리함이 캐릭터와 잘 맞는다. 캐릭터와 본인 성격의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은데 이미지의 근원은 어디인가?

“(한참 고민한 끝에) 좋은 이미지로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 캐릭터를 만들기보다 저를 동기화하는 쪽이다. 상황만 조금 달라질 뿐이지 내 모습에서 출발하는 공명 그대로다. 재민의 경우 저와 싱크로율이 70-80% 정도 일치한다. 강단 있는 모습은 제게 없는 성격이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비슷한 캐릭터를 벌써 서너 번 하다 보니 배우로서 고정된 이미지가 생긴다. 그 부분의 고민, 조바심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이미지가 굳어지는 고민은 없다. 어떤 모습도 좋아해 주시는 데 걱정할 이유가 없다. 김한민 감독님이 해주셨던 조언 중에 ‘배우 이미지를 바꿔 보겠다고 다른 역할을 하는 게 딱히 좋지 않다. 관객이 좋아해 주는 이미지를 더 깊게 파고 들어가다 보면 더 좋은 걸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반대로 생각해 봐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우물을 더 깊게 파면 팔수록 물이 나온다는 말이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한다. 제 연기가 비슷해 보여도 조금씩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아직 배우로서 갈 길이 멀기에 더 많은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작품 선택이 탁월하다. 본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흥행이나 작품성, 매니아성이 짙거나, 사극 같은 정극도 있다. 선택 기준이 있는 건가. 차기작 [광장]도 선보이게 되었다.

“대본을 볼 때 제 캐릭터보다 전체적인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어야 손이 간다.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연기하면서 소설이나 다른 장르를 일부러 읽어보려 노력하는 편이다. 읽다 보면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책이 생기는 것처럼 시나리오도 그걸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에는 《아몬드》를 재미있게 봤다. 제가 거창한 책을 읽지는 못하고 베스트셀러 기준의 책을 왕창 쌓아두고 읽는 편이다.

[광장]은 웹툰을 재미있게 본 분들이 많다. 아직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 제 캐릭터 ‘준모’는 ‘봉산’의 후계자다. 딱 거기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다. (웃음) 아, 그리고 김민하 배우와 [내가 죽기 일주일 전]도 곧 촬영에 들어간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글: 장혜령

사진: (주) 쇼박스

시민덕희
감독
박영주
출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이주승, 성혁, 정지호
평점
3.31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