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럭시 S26의 관전 포인트가 숫자로 표기되는 사양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경험의 정교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될 예정인 이번 신작은 외형 혁신보다는 인공지능(AI) 기능의 질적 진화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 평준화된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선택한 해법은 ‘더 빠른 칩’이 아니라 ‘더 똑똑한 사용 경험’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언팩 초대장 메시지를 ‘다음 AI 폰은 당신의 삶을 더 쉽게 만든다(The Next AI Phone Makes Your Life Easier)’로 정하며 이러한 전략적 방향을 공식화했다.
고용량 램·최적화 '올인'…차별화는 '울트라'로
23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6의 하드웨어 전략은 파격적인 외형 변화 대신 ‘정교한 미세 조정’을 통한 완성도 극대화로 요약된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전작의 틀을 유지하되 손에 닿는 감각과 내구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라인업은 전작과 동일한 기본형·플러스·울트라 3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 전 모델에 12GB 램(RAM)을 기본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대비 속도가 최대 20% 향상된 최신 LPDDR5X 메모리를 적용, 온디바이스 AI 연산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전 모델 고용량 램 탑재는 복수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태스킹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프로세서는 효율과 실리에 초점을 맞췄다.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는 자사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600’이, 울트라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가 탑재되는 것이 유력하다. 조리갯값 개선, 60W 고속충전 도입 등 하드웨어 전반의 개선은 주로 울트라 모델에 집중됐다. 해당 모델의 출고가가 2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위 모델에 프리미엄 기능을 몰아주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번 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하드웨어적 차별화 요소 역시 울트라 모델에만 탑재될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다. 별도의 보안 필름 없이도 시야각을 조절해 타인에게 화면 노출을 방지하는 신기술이다. 단순히 화면을 가리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특정 앱이나 알림에만 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점이 특징이다.
이는 AI 비서와 개인적인 정보를 주고받는 빈도가 높아지는 ‘AI폰 시대’의 보안 요구를 정확히 관통한다. 가시성을 조절하는 옵션을 통해 외부 시선을 정교하게 제한할 수 있게 해 하드웨어가 AI 경험의 핵심인 '보안'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고가 모델 구매자들에게 ‘확실한 보안 가치’라는 체감형 메리트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멀티 AI·개인 경험 극대화…'나를 이해하는 기기'로
AI 기능 측면에서는 기존 제미나이 기반 기능에 더해 퍼플렉시티를 탑재한다. 사용자가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AI 엔진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일 비서 중심의 폐쇄적 구조에서 벗어나 맞춤형 AI 환경으로 확장되는 시도다. 단순히 기능 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 맥락에 따라 다른 AI를 호출하는 방식은 스마트폰을 ‘AI 허브’로 재정의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소프트웨어(SW)의 확장성도 주목된다. ‘원 UI 8.5’ 기반의 갤럭시 S26은 생성형·편집형 기능이 전반적으로 고도화됐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내부에서 사진 보정과 이미지 생성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모델 ‘엣지퓨전(EdgeFusion)’이 새롭게 적용된다.
카메라 경험 역시 AI 중심으로 강화된다. 별도 앱 없이 자연어 지시만으로 배경 보정, 객체 제거, 색감 조정 등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하드웨어 센서의 물리적 한계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정교함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다. 일상생활에 밀접한 보안과 앱 단위의 기기 제어 기능까지 대거 포함되며 사용자는 비로소 ‘나를 이해하는 기기’를 경험하게 된다.

갤럭시 S26은 ‘하드웨어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로 완전히 이동하는 상징적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다. 사양 경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치는 AI 기능의 완성도와 사용의 자연스러움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세대에서 선택한 전략은 최고 사양의 과시가 아니라, AI 기능의 정교화와 통합을 통한 차별화로 요약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험의 진화가 실제 사용자의 체감 성능으로 온전히 치환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고도화된 AI를 지연 없이 구동해야 하는 특성상, 기기의 심장인 모바일 AP의 최적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나노 공정을 앞세운 자체 칩셋 엑시노스의 귀환과 모델별 칩셋 이원화 전략이 이번 신작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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