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농지농용 도입한 대만, 땅값·임차료 모두 치솟아

성지은 2023. 11.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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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규제, 해외에선?
유럽 ‘경작자가 농지 소유’ 고수
日 우량농지 지키려 강력 규제
게티이미지뱅크

해외 선진국은 경작자(농민) 중심의 농지 소유를 강조하고 농지 보전에 방점을 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농업의 가치를 중시해온 프랑스는 경작자와 가족농 중심의 농지 소유를 강조한다. 스위스는 2017년 헌법에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 보전 등을 명시했다.

일본은 우량농지를 보전하기 위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강력한 규제를 한다. 우리의 농업진흥지역에 해당하는 ‘농용지구역’ 내 농지는 원칙적으로 전용이 불가능하다. 농용지구역의 농지를 전용하려면 농용지구역에서 해당 토지를 제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때 ▲농용지구역 이외에 대체할 토지가 없는 경우 ▲토지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농업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 ▲농업기반정비사업 종료 후 8년 이상 경과한 경우 등 5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제외할 수 있다.

농지 매매와 임대차 허가는 우리나라 농지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시정촌(기초지방자치단체) 농업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농지 이용을 최적화하고 무분별한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해서다. 농업위원회에서 허가하지 않으면 권리 이동은 성립되지 않는다.

두드러진 차별점을 보이는 국가는 대만이다. 경자유전 원칙을 고수하던 대만은 2000년에 이르러 농지의 자유로운 매매를 허용했다. 농지는 농업을 목적으로 사용돼야 하지만 반드시 농민이 소유할 필요는 없다는 ‘농지농용’ 원칙으로 전환한 것. 토지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농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 제도를 바꿨다.

대만은 정책 전환 이후 농지 구매가 손쉬워지고 거래가 활성화됐지만,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게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9월 대만 농업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을 면담하고 작성한 결과 보고서를 보면, 대만은 경자유전 원칙을 폐지한 후 농지 투기가 확산하고 농지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작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농용으로의 전환을 선택했지만 실제 농지를 농업에만 활용토록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면적이 넓은 농지에 주택을 짓는 등 건물을 설치하고 (이를) 투자자산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농지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농지 거래도 가격이 너무 올라 청년농 진입이 어려워졌고 정부에서 주로 임대를 유도한다”고 분석했다.

농지의 타용도 활용 또한 증가하고 임차료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의 단계적 중단계획을 발표하면서 2㏊ 미만 농지에 태양광 설치 허가를 간소화하고 농지 사용 규제를 완화한 탓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7월 기준 태양광 설치에 따른 농지 임차료는 0.1㏊당 4만대만달러로, 농업용 농지 임차료(7000대만달러) 대비 6배가량 높았다. 이에 농지 내 태양광 설치가 늘고 농지 임차료는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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