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에 위치한 ‘삼성궁’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한 걸음씩 오를수록 나와 역사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숲길과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신화, 철학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바로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풍경과 깊은 울림이 여름날 여행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든다.
3,333개의 솟대

삼성궁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수백 개가 넘는 돌탑들이다.
이 돌탑들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고조선 소도의 신성함과 우리 민족의 염원을 담은 ‘솟대’의 현대적 해석이다.
무려 3,333개의 솟대가 궁 전체를 감싸며, 환인·환웅·단군을 기리는 제단이자 하늘과 인간을 잇는 상징으로 자리한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작은 돌을 쌓으며 소망을 남기기도 하고, 자연과 신화, 민족의 정서가 교차하는 특별한 분위기에 깊이 빠져든다.
마치 시간의 층을 걷는 듯, 하나하나의 탑에 깃든 이야기가 방문객의 발걸음을 머물게 한다.

삼성궁은 단지 돌탑만이 전부가 아니다. 중앙에는 환인, 환웅, 단군의 삼신단이 장엄하게 자리하고, 선도(仙道)의 전통을 잇는 무예 수련장과 가·무·악 마당,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들이 예술적 영감을 더한다.
돌로 쌓은 성문과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홍익인간’의 이념이 담긴 글귀와 더불어 한 편의 역사적 서사 속을 걷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이곳은 전통 선도문화를 계승하는 수련자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삼성궁을 방문하는 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이 된다. 하동 청학동에서 약 1.5km 산길을 따라 오르며, 점차 마음이 비워지고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해발 850m에 자리한 이곳은 산속의 맑은 공기와 울창한 숲길, 곳곳에 세워진 돌탑과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삼성궁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운영되며, 연중무휴로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입장료는 일반 8,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으로 비교적 부담 없이 가족 단위 방문도 추천할 만하다.
넉넉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고, 내부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카페 ‘마고’도 운영 중이다.
복잡한 관광지와 달리, 삼성궁에서는 한적함과 깊이 있는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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