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에 실력까지 갖춰" 키움 박준현, 제2의 안우진 맞네

키움 신인 박준현(19)이 2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롯데전에서 5이닝 11탈삼진을 기록하며 괴물 같은 구위를 뽐냈다.

문제는 실력만 안우진(27)을 닮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학교폭력 논란까지 롤모델을 따라갔다. 팬들 사이에서는 "학폭 논란에 실력까지 갖췄다"는 씁쓸한 평가가 나온다.

5이닝 11탈삼진, 괴물 구위

19일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퓨처스리그 경기. 박준현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출발하며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3회에는 서하은-박지훈-이지훈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단 한 번의 위기도 없었다.

4회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이태경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고, 이인한 볼넷, 박건우 적시타, 김호범 볼넷, 서하은 역전 적시타로 3점을 내줬다. 5회에도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를 잘 정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종 기록은 5이닝 3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3실점. 데뷔 후 첫 패전의 쓴맛을 봤지만, 호투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 퓨처스 통산 4경기 15이닝 동안 삼진 20개를 잡아내며 150km 중반대 강속구의 위력을 증명하고 있다.

"학폭 논란? 떳떳하다"던 그가

박준현은 지난해 9월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됐다. 당시 학교폭력 논란이 있었지만, 학폭위에서 '조치 없음' 처분이 나온 상태였다. 박준현은 "제가 떳떳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12월, 상황이 뒤집혔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가 '학폭 없음' 결정을 취소하고 1호 처분(서면사과)을 내린 것이다. 피해자 A군에게 한 욕설 등이 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학교폭력 행위로 인정됐다.

더 충격적인 건 다른 피해자의 증언이었다. 박준현의 후배 B군은 "준현이 형의 욕설과 왕따로 인해 야구부를 그만두게 되었다"며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고 진술했다. B군은 결국 야구를 포기하고 야구부가 없는 학교로 전학을 갔다.

박준현은 서면사과를 이행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법기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롤모델 안우진, 학폭까지 닮았다

공교롭게도 박준현의 롤모델은 안우진이다. 박준현은 드래프트 당시 "안우진 선배님께 DM을 보냈다. 피칭에 대한 모든 것이 거의 완벽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을 고민할 때 안우진의 "KBO에 있는 게 맞다"는 조언을 듣고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고도 했다.

문제는 안우진도 학폭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1호 처분과 3호 처분(교내봉사)을 받았다. 박준현(1호)보다 징계 수위가 높았다. 키움은 안우진 입단 당시 50경기 출장 정지 자체 징계를 내렸고, 이후 수년간 대표팀 합류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안우진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학폭 이슈가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박준현이 입단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팬들 사이에서는 "키움은 학폭과 떨어질 수가 없다", "학폭 논란에 실력까지 갖춘 선수를 또 데려왔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1군 콜업, 언제쯤?

박준현의 실력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범경기 4경기 평균자책 16.20으로 부진했지만, 퓨처스에 내려온 뒤 확 달라졌다. 4경기 동안 볼넷이 단 2개. 제구력까지 갖춘 150km 중반대 파이어볼러다.

설종진 감독은 시즌 전 "1군에 남는다면 중간에서 추격조로 쓸 계획"이라며 "컨디션이 안 좋으면 퓨처스에서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금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중이다.

키움은 5승 14패로 리그 최하위다. 안우진도 부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고, 박준현까지 올라오면 선발진에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학폭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1군 콜업이 가져올 여론의 역풍도 부담이다.

실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마음 편히 응원할 수 없는 선수. 박준현이 마운드에서 보여줄 미래와 별개로, 논란의 매듭은 언제 지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