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이달 29일 별세하면서 생전에 보유한 지분의 향방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효성그룹이 추진하는 지주사 인적분할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효성그룹 오너 일가 형제간 분할 합의를 마친 상황인 만큼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오히려 인적분할이 상속세 마련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지주사 ㈜효성의 지분 10.14%를 보유했다. 해당 지분은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지주사와 신설지주에 같은 비율(10.14%)로 나눠져 상속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조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효성중공업(지분율 10.55%), 효성첨단소재(10.32%), 효성화학(6.16%), 효성티앤씨(9.09%) 지분도 이같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자산의 상속 방식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체로 아내인 송광자 여사와 자식인 조현준·현문·현상 3형제에게 법정 상속분대로 균일하게 배분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배우자와 자녀 3명이 있는 경우 상속 비율은 1.5대 1대 1대 1이다. ㈜효성 지분 10.14%의 경우 송 여사가 3.38%, 3형제가 각각 2.25%씩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조 회장은 현재 추진하는 인적분할에 따라 기존 지주사를 중심으로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티엔에스 등을 이끈다. 동생인 조 부회장은 신설 지주사와 함께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등을 가져간다.
이 과정에서 조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은 예측 가능했던 요소다. 형제간 독립경영과 승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빼놓고는 진행할 수 없다. 게다가 인적분할 이후 형제간 지분 스왑 등을 통해 다시 정리하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간 계열분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측이 상호 상장사 보유 지분을 3%, 비상장사는 10%·1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형제간 지분 스왑은 상속받은 지분을 고려해 진행할 전망이다. 지주사 ㈜효성의 보유지분을 살펴보면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21.94%, 21.42%씩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상속 지분까지 추가하면 각각 지분율은 24.19%, 23.67%로 상승한다. 분할 이후 존속지주사의 주식가치는 1조원대, 신설지주사는 220억원대인데 형제가 받은 상속분을 반영해 계산하면 각각 250억원, 55억원이다.
인적분할을 통한 계열분리 작업이 상속세 재원 마련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7000억원 이상 규모로 추산되며 상속세는 4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보유 지분을 일정 수준 매각할 필요가 있는데 분리 이후 상대방의 계열사는 부담 없이 처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상속 방식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높다. 가문에서 ‘의절’ 상황에 놓인 조현문 전 부사장의 행보가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형인 조 회장과 임원진을 상대로 횡령·배임 의혹 등을 제기하는 '형제의 난'을 일으킨 이후 그룹 내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회사를 떠났다.
윤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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