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모든 곳이 서킷" 폭스바겐 골프 GTI, 배기음과 감성 함께 터진다

'3000에서 밟아주면 짜릿, 4000에서 건드렸더니 쾌감.'

고성능 해치백의 대표 주자인 폭스바겐 골프 GTI가 일반 도로를 서킷을 만드는 마법을 발휘하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짜릿함은 구간별 rpm에서 보여주는 매운맛의 정도 차이가 확실히 다르다.

3000rpm까지 슬쩍 올려 가속 패달을 밟으면 그 때부터 스포츠 드라이빙은 시작된다. 엔진과 미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슬쩍 슬쩍 패달을 누를 때마다 쑥쑥 가속을 반복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4000rpm부터는 눈물 쏙 빼는 진짜 매운맛이다. 하체가 가장 예민해진 상태로 단 1cm만 밟아도 로켓포로 변신한다. 5000rpm을 거치면서 색다른 배기음까지 선사한다. "빠바방~" 완전한 팝콘 사운드는 아니지만 그에 근접하는 묵직한 음이 터진다.

엔진의 폭발행정이 운전하는 내내 머릿 속에서 그려진다. "아 연료와 공기가 섞여 들어왔고, 폭발후 실린더는 진공 상태에서 '뻥' 터졌구나." 진동은 시트면에서 엉덩이와 허리를 거쳐 가슴을 친다. 배기 사운드는 소리와 뇌를 거쳐 가슴에서 다시 버무려지는 감성이다.

굳이 서킷에 들어서지 않아도 서킷스러운 느낌을 충분히 받는다. 운전대 뒷편 패들시프트를 딸깍거리는 것 만으로도 일상의 레이싱이다. 240마력대에 37토크 정도 만으로도 rpm 구간별 최적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골프 GTI 8.5세대 최신 모델은 성능과 실용성, 그리고 감성까지 균형 있게 갖춘 '준 드림카'로 평가받는다. '준'이 붙은 건 5000만원 초반대의 현실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가솔린 싱글터보 엔진과 7단 DCT 변속기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최고출력 241마력, 최대토크 37.7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2초다. 제원상 수치 그 이상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코너링 구간에서의 민첩한 움직임과 스티어링 반응은 이 차량의 강점으로 꼽힌다. 짧은 휠베이스와 정교한 섀시 세팅 덕분에 운전자는 차량과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주행모드에서 인디비주얼을 선택해 스티어링휠, 엔진음, 실내음 등 각종 옵션을 바꿀 수도 있다. 하나 하나 바꿔 가면서 비교하는 맛도 제법 맛깔스럽다. 날씨가 확 더워지면서 에어컨과 통풍도 켰다. 세미 버킷 시트에서도 시원한 바람이 나오니 세상 참 좋아졌다.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도 골프 GTI의 존재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적극적 '엔진 경험' 그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피코리아 윤여찬 기자 yoonyc@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