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폭`만 신경쓰나… 입주지연엔 귀닫은 국토부·서울시

박순원 2023. 3. 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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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주요 입주 예정지에서 입주 지연 사례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지만 정부와 서울시·관할 구청은 사실상 뒷짐지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8일 입주를 시작했지만, 단지 내 유치원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준공인가처분 효력정지신청'을 내고 이달 초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입주 날짜가 지연됐다.

이처럼 서울 주요 단지에서 입주지연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서울시, 관할 구청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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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조율 권고만 개입 안해
국토부 유권해석에 혼란 가중
조합 "소송 이겨도 상처 남아"
입주가 중단됐던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서울 아파트 주요 입주 예정지에서 입주 지연 사례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지만 정부와 서울시·관할 구청은 사실상 뒷짐지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건설사에 유리한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입주 예정지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2개 입주 예정 단지에서 입주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신월4구역 재건축)은 이달 1일 양천구로부터 준공 허가를 받았지만, 일반 분양자와 조합원 세대 모두 입주하지 못했다.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이 신월4구역 조합으로부터 계약서에 명시된 공사비를 받지 못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동양건설산업은 신월4구역 조합과 신목동 파라곤 도급계약 당시 '2018년 7월 이후 소비자물가 지수가 3% 이상 상승하면 공사비를 협의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서를 썼지만, 조합이 공사비 인상을 거부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18년 8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2월 기준 9% 이상 올랐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서도 조합과 단지 내 유치원 간 갈등으로 입주 지연이 있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28일 입주를 시작했지만, 단지 내 유치원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준공인가처분 효력정지신청'을 내고 이달 초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입주 날짜가 지연됐다. 이밖에 △6월 강남구 대치 푸르지오 써밋 △8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등에서도 건설사-조합 간 공사비 갈등으로 입주 지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서울 주요 단지에서 입주지연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서울시, 관할 구청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천구청은 신목동 파라곤 조합과 시공사를 상대로 '완만한 조율'을 권하고 있지만, 입주 제한에 대한 우려만 전할 뿐 당사자 간 협의에는 적극 개입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가 건설사에 밝힌 유권해석도 입주 예정 단지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건설업계는 올해 초 '재건축 조합에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청구해도 되는지 여부를 국토부에 문의했는데, 국토부는 '조합과 협의 시 공사비 증액·공사기간 연장 등이 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건설 현장에서 천재지변 등으로 공사중단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공사비 변동은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토부는 계약 변경이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가 입주 열쇠를 주지 않는 형태로 공사비 인상을 압박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무력감을 느낀다"며 "법대로 해결하고 싶지만 소송에서 이겨도 엄청난 상처가 남을 게 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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