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맛에 골프 본다”… ‘물샷 투혼’ 장유빈에 쏟아진 박수
이수민(28) 역전승으로 막을 내린 6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자 못지않게 2위 장유빈(22)에게도 박수가 쏟아졌다. 그 박수를 끌어낸 첫 장면은 11번홀. 333m 파4홀에서 그는 과감한 스윙으로 원 온에 성공했다. 내리막 등을 감안하면 290m가량 공을 날렸다. 이에 뒤질세라 바로 이어서 김민규(23)도 원 온을 작렬시키면서 갤러리들 환호성을 자아냈다. 보통 10~20% 성공률에 그친다는 어려운 샷이다. 그러나 장유빈은 홀까지 12m 거리를 남겨 놓았던 이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3퍼트를 하면서 파 세이브에 그쳤다.
두 번째 장면은 마지막 18번홀(파5·553m). 장유빈은 이수민에게 1타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수민 결과에 따라 연장전까지 가려면 버디나 이글이 필요한 상황. 혼신을 다한 드라이버 샷이 314m를 날아갔지만 왼쪽 페널티 구역 물에 빠지고 말았다. 날아가는 공을 향해 “컷(cut·오른쪽으로 휘라는 의미)”이라고 외쳐봤지만 통하지 않았다.
공은 물속에 잠겨 간신히 윤곽만 보였다. 여기서는 그는 벌타 대신 잠긴 공을 그대로 치기로 했다. 경기 위원에게 공 주변에 바위나 돌이 있는지 확인해도 좋은지 묻고 허락을 받았다. 그는 경기 후 “공이 물에 잠겨 있긴 하지만 살짝 보이는 위치에 있었다. 공이 놓인 자리가 좋지 않아 물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지만, 벌타를 받고 드롭을 한다고 해도 위치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52도 웨지로 물에 잠긴 공을 치자 크게 물보라가 일었다. 공은 18m 앞 러프에 떨어졌다. 기대만큼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물에서 나온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방송 해설자는 “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프로 골프에서 드물게 이런 시도가 나오긴 하지만 성공 확률은 10~15%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후 장유빈은 5번 아이언으로 세 번째 샷을 해 페어웨이로 179m를 보내고 나서, 59m 웨지 샷을 홀 1m에 붙여 파를 잡았다. 다만 우승자 이수민도 파를 지키면서 결국 1타차로 그는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우승은 못 했지만, 그 ‘물샷’ 덕분에 단독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면서 만족했다.
장유빈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 CC오픈에서 지난해 아마추어 자격으로 우승한 데 이어 올해는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일궈내며 2연패를 차지했다. 올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며 평균 드라이브 샷 312.65야드로 장타 부문 1위도 지키고 있다. 드라이버로 마음먹고 치면 350야드(320m) 전후를 보낸다고 한다. 1·2라운드를 장유빈과 같은 조에서 경기했던 최경주(54)는 “경기 속도가 빠르고, 장타 능력에 페이드 샷을 수준 높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PGA투어에서도 성공할 재목”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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