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극단 선택' 강남 아파트서 '추모 현수막' 돌연 철거

CBS노컷뉴스 민소운 기자 2023. 3.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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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의 갑질로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서 철거됐다.

17일 아파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해당 아파트 정문 입구를 비롯해 단지 내에 걸렸던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몬 관리소장은 즉각 물러나라"는 내용의 추모 현수막 3개 중 정문 입구에 걸려있던 현수막 1개가 주민들의 요구로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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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극단 선택' 강남 아파트서 '추모 현수막' 철거돼
현수막 철거 두고 "집값 떨어질까봐" vs "집값 때문 아냐"
숨진 경비원 유서엔 "관리소장 갑질로 힘들어"
경찰, '갑질 여부' 수사 본격 착수
경비원 투신 사망사건이 일어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 걸려 있던 추모 현수막.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의 갑질로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서 철거됐다.

17일 아파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해당 아파트 정문 입구를 비롯해 단지 내에 걸렸던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몬 관리소장은 즉각 물러나라"는 내용의 추모 현수막 3개 중 정문 입구에 걸려있던 현수막 1개가 주민들의 요구로 철거됐다.

한 경비원은 "정문에 (현수막이) 있으면 주민들이 집값 떨어진다고 해서 현수막을 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이 상황에서 누가 집값 얘기를 하며, 집값이 왜 떨어지겠냐"며 "사람이 죽었으니 (현수막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무서워서 그런 것"이라며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7시 40분쯤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해당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70대 A씨가 투신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아파트에 근무하는 동료 경비원 B씨는 "A씨가 유서를 남긴 뒤 자신이 근무하던 아파트 9층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전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인 14일 오전 7시 16분쯤 경비대장에게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가는 관리소장은 나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보냈다.

이에 서울 수서경찰서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에 대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갑질 여부'에 대한 조사권을 가진 노동청(서울지방노동청 강남지청)에 해당 내용을 통보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엄정한 사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70여 명의 경비원이 근무하는 해당 아파트에서 10여 년간 경비반장으로 일을 하다가 며칠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됐고, 이에 따른 고통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경비원 B씨는 "평소에도 관리소장이 세차 업무 등 경비원의 업무가 아닌 업무들을 시켰다"며 관리소장으로 인해 다른 경비원들 또한 몸살을 앓았다고 전했다.

동료 경비원들은 A씨의 죽음을 두고 "관리소장 등 책임자들의 칼춤에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인격을 보장받는 자랑스러운 일터가 되게 해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붙이고 나섰다. 경비원들은 이날 A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A씨가 사망하기 며칠 전에도, 해당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미화원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관리소장은 "유서는 조작된 것이고 누군가 대필한 것. (경비원들에 대한) 갑질은 전혀 없었고, 한 번도 호통치거나 한 적이 없다"며 "해고를 당한 뒤 사망했다는 미화원을 해고한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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