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천피에도 힘 못 쓰는 금융주…금리 인상돼도 '이것' 있어야 오른다

이원호 기자 2026. 5. 3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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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동안 외국인 1500억원대 순매도
상법개정 기대 효과↓…자본 효율성이 핵심 열쇠

국내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주가 소외를 겪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는 흐름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주가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사상 첫 8000선을 장중 돌파한 이후 지난 29일까지 SK하이닉스는 18.1%, 삼성전자는 11.6% 올랐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와 3대 지방금융지주(BNK, JB, iM) 등 7종목은 예외 없이 하락했다.

이 기간 KB금융은 -3.5%(15만6000원→15만600원), 신한지주 -3.3%(9만6800원→9만3600원), 하나금융지주 -9.0%(12만6500원→11만5100원), 우리금융지주 -6.6%(3만1800원→2만9700원)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 KB금융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에게 금융업종 대장주 자리도 내줬다.

BNK금융지주 -3.9%(1만7500원→1만6820원), JB금융지주 -6.8%(2만5650원→2만3900원), iM금융지주 -10.1%(1만9280원→1만7340원) 등 지방지주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으며 7종목의 평균 낙폭은 -6.2%다.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5.6%), NH투자증권(-10.0%), 키움증권(-9.7%) 등 증권주도 하락했다. 5월 들어 자본시장 호황에 힘입어 단기 급등했던 종목들이 함께 매물 소화 국면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동시에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진 점이 최근 금융주가 부진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금융주 주가 상승의 모멘텀은 단연 상법 개정이었다. 만년 저평가 신세에 머물렀던 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 정부 출범 전후로 0.2배 수준에서 1배 부근까지 올라왔다. 정책 효과를 일부 달성하자 시장의 관심은 점차 멀어졌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에 대한 주가 반응 역시 이전보다 둔해졌다.

금융주 특유의 높은 외국인 지분율이 한계로 작용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웃돈다"며 "외국인 투자자에게 국내 은행주는 금리·환율·부동산·경기를 압축적으로 반영하는 매크로 플레이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짚었다. 이어 "기관 연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적이고 개인은 성장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은 4대 금융지주 종목을 총 1540억원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하나금융지주 -876억원, KB금융 -342억원, 우리금융지주 -279억원, 신한지주 -42억원으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던진 하나금융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통화당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점은 금융주에 호재로 분류된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를 때마다 주요 은행 이자이익은 1년간 평균 1000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금리 인상이 현실화돼도 ROE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이미 당연시하는 만큼 추가 상승 동력은 자본 효율성 제고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은행주 PBR은 주주환원율 상승과 함께 올라왔지만 이제는 ROE 상승이 PBR 상승의 필요조건이 되어가고 있다"며 "일부 은행주 PBR이 1배에 근접하고 있어 10% 이상의 ROE 달성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원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