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김건희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악마화 희생양"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이른바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이 연일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겨냥해 '대외활동 자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 수사' 등을 촉구한 데 대해, 여당 내 친윤계가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며 "민심은 대통령 영부인이 악마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11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께서 대통령 영부인으로서 어떤 부분에 있어서 악마화 프레임에 계속 희생물이 되는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며 "정치공작에 희생이 됐다"고 했다.
강 의원은 "야당은 제2, 제3의 악마화 프레임을 가지고 영부인을 제물삼아서 (할 것)"이라며 "그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겠나,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탄핵의 목적은 '사법리스크'가 11월로 다가와 현실화되고 있는 이재명을 방탄해서, 대통령선거를 빨리 해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왜 여당이 부화뇌동 해야 되는 건가"라고 한 대표를 겨냥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9일 부산 금정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영부인 대외활동에 자제가 필요하다'는 당내 일각의 의견에 대해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감을 표했는데, 이를 비판한 것이다.
강 의원은 '김 전 대표 활동 자제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 건가' 묻는 질문에도 "그런 부분이 야당의 스토킹이고 악마화 프레임"이라며 "(대통령 영부인 활동 여부는) 영부인으로서 대통령실에서 정확히 판단해서 활동을 해야한다"고 했다. 당이 김 전 대표의 활동 자제 등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민심은 대통령 영부인이 악마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영부인 때문에 민심이 악화된다고 보이는 건,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전날 한 대표가 검찰의 김 전 대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기소 전망과 관련 "국민이 납득할 만한 판단을 내놔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국민 감정에 따라서 여론재판해야 되는 그런 사건인가" 물으며 "법무부 장관 하신 여당 대표가 국민의 감정에 따라서 여론재판을 하라?"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국민 여론에 따라서 해야 된다는 게 무엇인가" 물으며 "국민 여론에 따라서 지금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 한다는 건가. 그러면 한 대표가 당시 법무부 장관 했을 때 그랬다는 얘기인가"라고 한 대표 측을 거듭 압박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 출신 임종득 의원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의 공천개입 의혹 논란에 대해 "영부인 문제와 관련해서, 사상과 신분이 의심되는 사람의 공작적 행태에 휘말린 경향이 있는데 이걸 가지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몰상식하고 파렴치한 모습"이라며 "명태균 씨가 주장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대통령 부부와 연계를 시켜서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야당에 대해 날을 세웠다.
임 의원은 그러면서 한 대표의 '도이치 수사' 발언에 대해서도 "참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여당의 대표로서 이슈에 대해서 원칙과 기준에 의해 법적으로 정리돼 가는 것을 기다려봐야 하는데 이걸 뭐 '사과를 해야 하지 않느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 자체가 지금 여론 재판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아쉬운 감들이 있다"고 직격했다.
임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 부부가 사사건건 소명을 하고 해명을 한다는 것도 웃기는 거 아니냐"며 "법과 제도와 원칙에 따라 가지고 진행돼 가는 모습을 지켜봐주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 방송에 내와 "한 대표는 지금까지 검사로서 일생을 살아오시고 검사로서 입신하신 분"이라며 "수사는 어떻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잘 아실 텐데, 수사는 어떤 외압이 있어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결론을 내려야 된다. 그것이 무너질 때 우리가 흔히 봤던 인민재판, 여론 재판, 마녀사냥…(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한 대표가 지금 과도하게 정치적인 해석이나 정치적 접근을 하지 않았나"라며 "이런 식의 접근이 계속되면 결국은 보수 분열의 단초가 되고, 그렇게 되면 과거에 우리가 겪었던 이 보수 분열의 가장 아픈 상처를 또 건드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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