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리스펙트, 괜히 '넘버원' 가드 아니다" 허웅도 끄덕, 부상+체력 이중고에도 대폭발

부산=양정웅 기자 2024. 5.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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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수원 KT 소닉붐 허훈. /사진=KBL 제공
부상과 체력 이중고를 안고 있는데, 2경기 연속 풀타임 투혼을 펼쳤다. 허훈(29·수원 KT 소닉붐)의 '미친 활약'에 경쟁자이자 친형인 허웅(31·부산 KCC 이지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KT는 1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89-92로 패배했다. 이로써 KT는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리게 됐다.

지난달 27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KT는 73-90으로 크게 졌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KCC의 흐름을 KT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KT는 이틀 뒤 같은 곳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101-97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물론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후반에만 36점을 몰아친 패리스 배스였다. 그러나 배스가 전반 무득점으로 침묵할 때 대신 나서준 선수가 바로 허훈이었다. 그는 전반 18득점을 기록하는 등 4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22득점 10어시스트로 승리에 기여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허훈은 4쿼터에 오른 발목이 크게 접질려 쓰러졌다. 경기 종료 후 발목 상태를 묻자 허훈은 "문제 없다. 걱정 많이 해주시는데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뿐만 아니라 상대도 힘들고 다 힘들다. 챔프전은 정신력 싸움이다"라고 강조했다.

허훈이 지난 29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 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발목을 접질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발목뿐만 아니라 허훈은 체력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그는 지난 1월 8일 원주 DB와 경기에서 좌측 근막 파열 부상으로 52일 동안 이탈했다. 3월 13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복귀했지만, 경기 체력이 완벽히 올라오지는 못했다. 이에 6강,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허훈 대신 정성우가 스타팅으로 나오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허훈은 2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3차전에서도 허훈은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송영진 KT 감독은 경기 전 "본인이 괜찮다고 하면 풀타임도 가능한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히며 "사인은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하진 않다. 부상을 안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경기에서 허훈은 2차전을 뛰어넘는 대활약을 선보였다. 1쿼터부터 그는 센스 있는 패스를 통해 득점을 도왔고, 본인도 과감한 돌파를 통해 점수를 올리거나 자유투를 따냈다. 2쿼터 들어 허훈은 7점 차로 뒤지던 상황에서 연속 3점포를 성공시켜 순식간에 스코어를 25-26까지 만들었다. 고비마다 들어가는 어시스트는 덤이었다.

이어 3쿼터에서 허훈은 대폭발했다. 3점슛 2개와 자유투 5개를 홀로 성공시키며 무려 17득점을 기록했다. KCC가 달아날 때마다 허훈은 정교한 슛을 앞세워 다시 사정권 안으로 넣었다. 특히 쿼터 중반 형 허웅과의 '쇼다운'은 많은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KT 허훈(가운데)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마지막까지도 허훈의 활약은 빛났다. 4쿼터 막판 추격이 필요한 상황에서 허훈은 고비마다 득점을 이어갔다. 특히 84-88로 뒤지던 상황에서 자유투 1구를 성공한 후 2구를 실패했지만, 리바운드를 다낸 하윤기에서 시작된 공격을 본인이 성공시켜 1점 차를 만들었다.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KCC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날 허훈은 또다시 40분 풀타임을 뛰면서 37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4방, 자유투 11개 중 9개 성공이라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퐁당퐁당 일정에 2경기 연속 40분이라는 건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송 감독은 경기 후 "이렇게 해준 걸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며 "오늘 예상은 좀 힘들 거라고 했는데, 체력이 부칠 것 같다. 잘 쉬고 다음 경기 준비하게 하겠다"며 허훈의 활약을 칭찬했다.

이날 26득점을 올려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던 친형 허웅도 허훈의 활약에 감탄했다. 그는 "(허)훈이가 80분을 뛰었는데, 시합 뛰는 사람으로서 '리스펙트'한다"며 "괜히 넘버원 포인트가드라는 수식어가 생긴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열정이나 투지, 기술 모든 부분이 진짜 최고다"는 말도 덧붙였다.

허웅은 "(허)훈이는 체력적 부담 느끼지 않는 듯하다"며 투혼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상대가 힘들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저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상대가 힘들겠지' 생각하면 정신이 안된다"고도 했다.

KCC 허웅(왼쪽)과 KT 허훈이 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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