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프라하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 한국식 치킨이나 찌개, 분식을 파는 한식당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어 밥 먹으려면 웨이팅은 기본이라던데, 김구 선생님 보고 계십니까…. 유튜브 댓글로 “매즈 미켈슨이 자주 혼밥하는 한식당이 있다는데 정말인지, 한식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사진에 나온 ‘맛집’(MAT ZIP) 사장에게 직접 물어봤다. (식당 광고 아니니까 편하게 보셔도 된다)

덴마크 사극 ‘킹스 랜드’(King‘s Land) 촬영차 체코에 방문한 매즈 미켈슨이 이 한식당에 처음 온 건 지난 9월 초. 프라하에 머물렀던 2주간 미켈슨은 한식당에 무려 8번이나 왔다고 한다.

탁경아 ‘맛집’ 사장
“월요일은 휴무여가지고 주 6일로 따지면 일주일에 한 네 번에서 다섯 번 오신 걸로 기억을 해요. 제일 많이 드신 거는 삼겹살 된장찌개고요. 잡채 많이 드셨고 나머지는 갈비덮밥 그다음에 김치찌개 아니면 제육덮밥”

지인과 올 때도 있고 혼자 올 때도 있었다고 하는데, 혼밥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본인이 나오는 영화 장면을 모니터링하면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시킨 삼겹살을 먹으면서 정작 쌈 싸 먹는 법을 모르길래 직원이 알려주기도 했다고.

탁경아 ‘맛집’ 사장
“쌈장을 찍고 마늘을 올리고 상추에 이렇게 해서 먹는 거다 이렇게 설명을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잘 구우시고 잘 자르시고 된장찌개 항상 밥이랑 해서 딱 비우고 가셨어요”

뚝배기를 싹 비운 매즈 미켈슨은 알고 보면 K-푸드, 한식의 오랜 팬이다. 5년 전 한국에 처음 방문해서 한식, 특히 코리안 바비큐가 맛있다고 한 말이 립서비스가 아니었던 건데 프라하에서 재회한 한식이 매우 반가웠나 보다.

K-푸드 국뽕을 빼고 객관적으로 봐도 요새 한식당 인기는 프라하뿐 아니라 런던, 파리,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굉장히 뜨겁다. 이건 한 왱구님이 제보해주신 사진인데 얼핏 보면 홍대 같지만 사실 영국 런던의 소호 거리에 위치한 한국식 포차와 분식집이다. 진로 두꺼비 로고 아래 바글바글한 외국인들 사이에서 소주 냄새가 날 거 같은 기분.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파리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 한식당이 200개를 넘어서며 역대급으로 늘어났는데 20여 년 전 한식당이 40여 곳에 불과했던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하게 떡상한 셈이다.

예전에는 한식을 찾는 현지 손님 대부분이 젊은 K팝 팬들이었지만 지금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기는 이국적인 음식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거다. 이쯤 되면 한식은 박지성, 김연아, BTS, 기생충에 이은 두유노클럽에 합류했다고 봐도 될 텐데. 실제로도 한국 음식은 영화, K팝 등을 제치고 한류 인기도와 브랜드파워 분야 1위에 올랐다.

해외에서 한국 음식이 워낙 인기다 보니 외국인이 한식당을 운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한식에 익숙한 중국이나 베트남 출신의 사람들이 간판에 ‘K-’자를 붙이고 음식을 판다는데 파리에만 중국인이 하는 한식당이 스무 곳 넘게 성행한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 이렇게 외국인들의 입맛 기강을 잡은 한식의 비결은 뭘까. 의외로 현지인 맞춤형 요리 비결(!) 같은 특별한 비법은 없다. 한국인이 맛있어하면 외국인들도 좋아한다는 거다.

탁경아 ‘맛집’ 사장
“너무 짜고 되게 달다고 좋아하진 않고요. 한식이 진짜 한식 다워야 또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이 먹었을 때 맛있어야 외국인도 맛있고 저희 모든 요리가 (현지) 직원들 저희 지인분들 다 통과한 요리거든요”

억지로 김치 워리어 같은 걸 만들어 세계화한다고 하지 말고 우리 입에 잘 맞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게 정답! 물론 외국에서 감칠맛 나는 한식을 파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머나먼 국내에서 식재료를 공수하기도 어렵고, 조달 불가능한 경우 질 좋은 현지 재료를 섬세하게 골라낼 안목도 필요하다. 출중한 요리 실력과 성실함, 사업 감각은 필수니 외국에서 한식당 차릴 생각 있으면 주의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