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65명 확진… 열·기침 나면 당장 '이 병' 의심해야 합니다

여름휴가 앞두고 퍼지는 '홍역'
동남아 다녀온 성인 감염자 급증
기침 자료 사진. / 헬스코어데일리

장마와 무더위가 번갈아 들이치며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여름휴가를 계획한 사람들이 해외 항공권을 예약하고, 공항은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행객이 몰리면서 전염병 경보도 함께 울리고 있다.

지금 가장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병은 '홍역'이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 홍역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 15일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5일 기준 집계된 올해 홍역 환자 수는 6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배 많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홍역에 감염된 후, 국내로 들어온 경우가 70%를 넘는다. 특히 주의해야 할 지역은 동남아다. 백신 접종률이 낮고, 현지에서의 홍역 유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다녀온 성인, 백신 미접종자가 대부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 / 헬스코어데일리

올해 국내 홍역 환자 중 46명은 외국에서 감염된 후 입국한 사례다. 감염 국가는 베트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해외 유입 환자 중 42명이 베트남에서 홍역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우즈베키스탄, 태국, 이탈리아, 몽골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환자 76.9%가 성인이었다. 대부분은 20대부터 40대였다. 중요한 점은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조차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릴 때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서 누락됐거나, 본인이 접종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다.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감염 확률이 90%를 넘는다. 홍역은 공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밀접 접촉한 경우엔 대부분 감염된다. 특히 대기 시간이 긴 공항, 기내, 관광지 등에서는 노출 위험이 매우 크다.

여행을 다녀온 후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발진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홍역을 의심해야 한다. 잠복기는 7~21일로, 귀국 후 열흘이 지나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지나치면, 지역 사회 감염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동남아·중동·유럽까지… 전 세계 확산 중

홍역 증상 발열. / Hani No Honey-shutterstock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홍역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계속 유행 중이다. 한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나라들 역시 홍역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필리핀에서는 1050명, 베트남 151명, 캄보디아 1097명, 몽골 377명, 말레이시아 336명, 라오스 288명 등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중국에서도 1220명이 홍역에 걸렸다.

전 세계적으로 홍역 감염이 늘고 있는 이유는 팬데믹 기간 동안 정기 예방접종이 중단되거나 지연됐기 때문이다. WHO는 지난해 전 세계 홍역 환자가 35만 9000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에는 그보다 더 많은 환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홍역은 치료제가 따로 없다. 대부분은 해열제와 수분 보충 등 대증 요법으로 호전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중이염, 폐렴, 설사, 탈수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어린아이의 경우,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여행을 떠나기 전,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외 떠나기 전 예방접종 확인부터

예방접종 위해 병원을 향하는 사람. / 헬스코어데일리

홍역은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2회 접종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은 생후 12~15개월, 4~6세 한 번씩이다.

하지만 1980년대 이전에 태어난 성인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한 차례만 접종했을 가능성이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예방접종 이력부터 확인해야 한다. 접종 이력이 불확실할 경우, 병원에서 항체 검사를 받으면 된다.

면역력이 약한 12개월 미만 영아는 홍역에 걸리면, 폐렴이나 뇌염 같은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부모가 백신을 맞았더라도 아기에게 항체가 전달되는 비율은 낮다.

가능하다면 영아를 동반한 해외여행은 자제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여행을 가야 한다면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출국 전에 가속 접종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도 홍역 환자가 다시 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 유무를 떠나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기침이 나올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행동도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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