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의 기다림, 30년의 맛... 부산의 자부심 '이재모피자'를 맛보다

부산의 자부심 '이재모피자'

부산에는 수많은 미식 리스트가 존재하지만, '피자'라는 카테고리에서만큼은 이견이 없다. 오직 하나의 이름, '이재모피자'만이 부산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의 마음을 훔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1992년 시작된 이 30년 역사의 노포는, 한 조각의 피자를 맛보기 위해 '오픈런'과 두 시간이 넘는 기다림마저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그 전설의 맛을 확인하기 위해, 서면점에서 오픈런 2시간의 사투 끝에 피자를 받아들고 부산의 또 다른 상징, 해운대 해변으로 향했다.

이재모 치즈 크러스트 L - 29,000원

이것은 피자인가, 치즈인가

이재모피자의 명성은 단 하나, '치즈'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이곳은 국내산 임실치즈 100%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자 박스를 여는 순간,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와는 차원이 다른, 묵직하고 고소한 유제품의 향이 코를 감싼다. 한 조각을 들어 올리면, 도우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치즈가 폭포수처럼 늘어난다.

이곳의 피자는 '피자를 먹는다'기보다 '최고급 치즈를 빵과 함께 먹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입안 가득 차는 치즈는 전혀 느끼하거나 짜지 않다. 그저 한없이 부드럽고, 씹을수록 우유의 고소한 풍미가 진하게 퍼져나간다. 이것이 바로 임실 자연 치즈의 힘이다.

메뉴 1. 이재모 치즈 크러스트 피자 (시그니처)

이 집의 정체성이다. 페퍼로니, 햄, 버섯 등 기본에 충실한 토핑들이지만,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것은 역시 치즈다. 이 피자가 특별한 이유는, 토핑뿐만 아니라 도우 엣지(크러스트)까지 빈틈없이 햄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빵 끝부분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이 피자에 사용된 토마토소스는 과하게 달거나 시지 않고, 신선한 토마토의 풍미를 간직한 채 풍부한 치즈의 맛을 완벽하게 받쳐준다.

크러스트 왕 새우 피자 S - 32,000원

메뉴 2. 크러스트 왕 새우 피자

시각적인 만족감까지 채워주는 메뉴다. 불맛을 살짝 입힌 큼직하고 탱글탱글한 새우가 아낌없이 올라가 있다. 여기에 풍성한 치즈와 야채가 더해져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다만, 시그니처 메뉴의 클래식한 토마토소스와 비교하면, 새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한 소스가 조금 더 짭쪼름하고 매콤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쏟아부은 듯한 치즈 이불 아래에서 모든 재료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데일리의 꿀팁 (Tip Box)

* 기다림은 필수: 서면점이든 남포 본점이든, 2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다. '오픈런'을 하거나, 아예 애매한 시간대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 포장 VS 매장: 매장에서 갓 나온 피자를 먹는 것이 베스트지만, 웨이팅이 부담스럽다면 포장을 선택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식어도 맛있다.

* 최고의 여행 코스: 포장 후 해운대나 광안리 해변에서 '피맥'을 즐겨보자. 부산에서만 가능한 최고의 낭만이다.

* 시그니처는 진리: 첫 방문이라면 고민 없이 '이재모 치즈 크러스트 피자'를 선택해야 한다. 이곳의 모든 것이 그 한 판에 담겨있다.

* 수제 피클: 사진 속의 수제 피클도 별미다. 아삭하고 상큼한 맛이 치즈의 풍미를 끝까지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일반 피클보다 신 맛이 덜하다.

해운대의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맛본 이재모피자는, 2시간의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피자가 아니라, 좋은 재료에 대한 고집과 30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부산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부산 여행에서 단 하나의 피자를 먹어야 한다면,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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