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세상 뜬 20대 대학생, 장학금 주는 날 명예졸업장 받는다

전준호 2024. 9. 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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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꿈꾸다 대장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남긴 20대 대학생이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차민수씨는 "우리 딸 수현이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수님과 친구들, 선·후배들에게 고맙고, 이번에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신 대학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수현이가 교사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명예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하늘에서 본다면 무척 기뻐할 것"이라며 주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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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생물교육과 고 차수현 학생
20일 대학 성산홀서 명예졸업장 전달
장학금 600만 원, 후배 6명에게 전달
지난 6월 초 아르바이트로 번 돈 600만 원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고 세상을 떠난 대구대 생물교육과 차수현씨의 생전 모습. 대구대 제공

교사를 꿈꾸다 대장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남긴 20대 대학생이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유언에 따라 후배 6명은 장학금도 받는다.

19일 대구대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이 대학 경산캠퍼스 성산홀 2층 대회의실에서 박순진 총장이 고 차수현(22·생물교육과) 학생의 아버지 차민수(55)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한다. 이 자리에서는 고인이 생전에 기탁한 장학금 600만 원을 같은 과 후배 6명에게 각 100만 원씩 전달한다.

지난 6월 초 숨진 수현 학생은 2021년 입학하자마자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장이나 직장에 많게는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으로 아버지 차민수씨도 오랜 기간 같은 병으로 투병생활을 해 왔다.

수현 학생은 아픈 몸으로도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연구학생에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학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 병세가 악화돼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그는 숨지기 전 병상에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후배들을 돕는 데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아버지는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차민수씨는 “우리 딸 수현이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수님과 친구들, 선·후배들에게 고맙고, 이번에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신 대학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수현이가 교사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명예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하늘에서 본다면 무척 기뻐할 것"이라며 주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구대 생물교육과 고 차수현씨를 추모하는 문구가 붙은 벤치. 대구대 제공

대구대는 수현 학생이 학창시절에 자주 이용했던 캠퍼스의 한 벤치에 추모 문구를 새긴 데 이어 이번에 명예졸업장 전달을 통해 그의 소중한 뜻을 기린다. 박 총장은 "대장암 투병 중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차수현 학생의 열정과 헌신은 모든 학생에게 큰 귀감이 되었고, 그의 용기와 강인함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며 "비록 그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지만, 교사의 꿈을 향한 그의 꿈과 열정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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