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 때문에 MVP는 힘들지만", 오타니 LAD서 더욱 진화했다...세부 지표들 커리어하이

노재형 2024. 4. 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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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더그아웃에서 타격 준비를 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8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6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동료들을 향해 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는 올시즌 한층 정교해진 타격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적 첫 시즌 초반 득점권 타율이 너무 낮아 조롱에 가까운 비난을 받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타격을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오타니는 19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팀이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60(86타수 31안타), 4홈런, 10타점, 15득점, 4도루, 출루율 0.400, 장타율 0.640, OPS 1.040을 마크 중이다.

스탯캐스트(statcast) 데이터도 들여다 봤다. 그런데 거의 모든 지표가 커리어 하이를 가리키고 있다.

평균 타구 속도(94.7마일), 스윗 스팟 비율(46.5%), 타석 대비 배럴 비율(14.6%), 하드 히트 비율(59.2%) 모두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수치다.

스윗 스팟은 발사각이 8~32도인 타구를 말하고, 배럴은 속도와 발사각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타구, 하드 히트는 95마일 이상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를 각각 뜻한다. 이들 지표를 종합하면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는 능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세부 지표들은 올해 오타니가 타자로 발전된 형태로 진화됐음을 보여준다.

오타니가 지난 18일(한국시각) 워싱턴전에서 3회 프레디 프리먼의 땅볼 때 3루로 쇄도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여기에 오타니의 타석 대비 삼진 비율은 17.7%로 이 또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수치다. 올시즌 전체 타자들의 평균 삼진율은 22.8%이니, 오타니가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 타자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10년간 7억달러를 받는 조건에 FA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맞은 첫 시즌 타격의 '질(質)'이 향상됐다고 보면 된다.

실제 21경기를 치른 시점을 기준으로 해 2021~2023년의 각 시즌 타율과 OPS와 비교해 보니 올시즌이 최고 수준이다.

홈런도 2021년, 2022년과 같은 4개이고, 득점도 작년 17개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타점은 10개로 타율과 홈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해 21경기를 치른 시점의 타점은 18개였다.

앞서 언급했 듯 득점권서 부진하기 때문이다.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21차례 타석에 들어가 19타수 1안타 희생플라이 2개를 기록했을 뿐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에서 8회에 날린 적시타가 득점권에서 기록한 유일한 안타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지난 16일(한국시각)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로빈슨의 손녀 에이요 로빈슨을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올시즌 삼진율이 크게 감소했다. AP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 17일 오타니가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안타 2개를 치고도 나머지 3차례 득점권 타석에서 침묵한 것을 두고 살짝 불만을 드러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매우 공격적인 타자이면서도 볼카운트를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공격적(super aggressive)이다. 특히 스코어링포지션에서 더욱 그렇다. 좀 차분하게 상대가 공을 더 던지도록 했으면 좋겠다. 그걸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오타니는 18일 워싱턴전에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3안타를 몰아쳤다. 이 또한 로버츠 감독에게는 답답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득점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은 건 본인 잘못이 아니긴 하나, 하필 주자가 없을 때 신들린 듯한 타격을 하니 말이다.

오타니가 올시즌 MVP에 오를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USATODAY연합뉴스
LA 다저스 무키 베츠. USATODAY연합뉴스

하지만 이제 전체 시즌 일정의 13%를 소화했을 뿐이다. 100경기 이상 가다 보면 기록은 실력에 맞는 평균에 수렴한다고 했다. 득점권 타율이라는 기록도 시즌 타율에 점점 가까워질 것이란 뜻이다. 지금 절정의 타격감이 주자가 있을 때 발휘되지 않는 이유를 심리적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해도 '일어날 수 있는 범위 내의 사례'라고 봐야 한다.

MLB.com은 19일 '타자 파워랭킹'서 오타니를 4위에 올려놓으며 '무키 베츠와 라인업을 공유하는 까닭으로 풀타임 지명타자로 3번째 MVP를 거머쥐기는 어렵겠지만, 지금까지는 자신의 최고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타율과 장타율, 2루타 부문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기대 조정출루율(xwOBA) 0.477은 작년보다 0.050이나 높은 수치'라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지난 6일 발표된 시즌 첫 랭킹서는 7위였다. 3계단 상승한 것이다. 이번 랭킹의 '톱3'는 1위 무키 베츠, 2위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 3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순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무키 베츠는 올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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