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의 사전 유출 논란과 관련해 출제위원인 국립대 대학교수부터 EBS 집필진으로 활동한 고등학교 교사, 사설학원 일타강사까지 연결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18일 감사원이 공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에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로 유명한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TMI)에서 발췌한 지문이 실린 것이 문제가 됐다.
국립대 교수 A 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의뢰로 2022년 8월 EBS 수능 연계교재를 감수했는데, 여기에는 고등학교 교사 B 씨가 2022년 3월 'TMI'를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됐다.
그런데 A 씨는 2022년 10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수능 이후 출간 예정인 교재에 실린 'TMI'를 무단 사용해 수능에서 23번 문항을 출제했다.
이 지문은 유명 사설학원 일타 강사 조모 씨가 2022년 9월 출간한 영어 모의고사에도 담겼다. 그런데 이 문항은 EBS 교재 집필 경력이 있는 고등학교 교사 C 씨가 조 씨에게 공급한 문항이었다. 공교롭게도 B 씨와 C 씨는 EBS 교재 집필진으로 친분이 있는 관계였다.
평가원에서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문항을 확정하기 전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의 중복검증을 위해 평소 조 씨의 모의고사를 구매하던 것과 달리, 2022년에만 합리적 이유 없이 구매하지 않아 검증에서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다.
수능 이후 23번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다수 접수됐지만, 수능 출제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평가원 담당자들이 이의심사위원회 심사 대상 안건에서 아예 제외하기로 공모한 사실도 확인됐다.
평가원 한 담당자는 이 문제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해당 모의고사를 수강생만 접근할 수 있어 인지하지 못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설명했고, 영어는 지문이 같으면 기출로 판단함에도 문항 형태 등이 다르면 기출이 아니란 기준에 근거한 의견 제출을 의뢰해 관계가 없다는 자문 의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A 교수가 근무하는 대학교 총장에게 A 교수에게 '주의'를 촉구하라는 조치와 함께 평가원장에게는 당시 업무를 부당 처리한 관련자를 징계처분하라고 조치했다.
또한 감사원은 지난해 3월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 씨와 A, C 씨 등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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