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의 10배?' 한국과 승부차기 '패싱' 만치니 감독, 결국 사우디서 경질...위약금 무려 1080억!
[포포투=김아인]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14개월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에서 경질됐지만, 남은 계약 기간 동안의 잔여 연봉과 위약금 등의 잔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축구협회는 25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는 만치니 감독과 오늘 계약 관계 종료를 포함하는 공동 합의를 마쳤다. 만치니 감독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그의 향후 커리어에 성공을 기원한다. 이사회는 며칠 내로 차기 대표팀 감독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만치니는 유럽에서 감독직을 지내며 많은 족적을 남겼다. 2009-10시즌 도중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해 4년간 팀을 이끌었고, 2011-12시즌엔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PL) 첫 우승컵을 들게 했다. 인터밀란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3번의 우승, 코파 이탈리아 우승 2회 등을 기록했다.
사우디에 부임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2018년부터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던 만치니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사임한 그는 사우디로 향했다.
아시아 '다크호스'로 떠오른 사우디는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를 위해 열을 올렸다. 중동 국가들은 오일머니에 힘입어 축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은골로 캉테, 스티브 제라드 등 유럽 거물급 스타들을 쓸어모았다. 대표팀에서도 2034 월드컵 개최를 추진하고, 만치니 감독에게 세계 최고 연봉을 제시하며 사우디를 맡겼다.
9월 A매치 기간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사우디 감독 데뷔전을 치르자마자 한국을 만났다. 당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후 5경기째 승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우디는 조규성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0-1로 패배했고, 클린스만호에 첫 승을 안겨줬다.
이후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파키스탄, 요르단을 격파했고, 레바논과 친선경기에서도 승리를 땄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개막 후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16강에 향했다. 하지만 한국과 만나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배했다. 당시 만치니 감독은 승부차기가 다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패배를 직감했다는 듯 일찍 경기장을 떠나버려 현지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엔 들쭉날쭉한 성적을 기록했다. 월드컵 2차 예선을 통과했지만 요르단에 패하고, 최약체 인도네시아와 무승부를 거뒀다. 중국에는 승리했지만 일본에 패하고, 바레인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월드컵 본선 다이렉트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부임 기간 동안 만치니는 대표팀에 소극적인 사우디 선수단을 비판하는 등 협회와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지 못했다. 결국 사우디는 만치니와 2027년까지 계약되어 있음에도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만치니가 사우디에서 받던 연봉은 2800만 달러(약 372억 원)에 육박한다고 알려졌다. 전세계 감독 중 최고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적 시장 전문가 니콜로 스키라는 “만치니는 상호 동의하에 계약 종료 후 사우디 축구협회로부터 퇴직금으로 2000만 유로(약 300억 원)를 받게 된다”고 만치니의 퇴직금 예상 금액을 전달했다.
14개월 만에 사우디를 떠나지만, 만치니는 남은 연봉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 선'은 25일(한국시간) “만치니는 사우디에서 경질됐음에도 향후 3년 동안 6000만 파운드(약 1080억 원) 이상을 벌 것이다. 2023년 8월에 감독직에 부임했고 7700만 파운드(약 1380억 원) 상당의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연봉을 기준으로 볼 때, 그는 2027년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6000만 파운드 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의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전액 지불된다는 기준에 따른 것이다”고 보도했다.
한편 만치니 감독이 받던 연봉 2800만 달러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사령탑의 당시 연봉 '10배'는 되는 금액이다. 지난 2월 한국에서 경질된 클린스만은 연봉 220 달러(약 30억 원)를 받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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