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英 감독’ 투헬 지지한 아르테타, “외국인 대우를 대변하는 특별한 결정”
[포포투=박진우]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토마스 투헬 감독은 숱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투헬 감독을 지지했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의 잉글랜드 국적 선수들이 투헬 감독 아래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어 기쁘다고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지난 16일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경험이 있는 투헬 감독이 선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헬 감독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한다.
투헬 감독의 경력은 화려하다.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이었다. 투헬 감독은마인츠 시절 전술적인 역량을 선보이며 이목을 끈 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난 뒤 침체기를 맞고 있었다. 그러나 투헬 감독이 부임하며 점차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고 DFB-포칼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반등의 초석을 다졌다.
다음 커리어는 파리 생제르맹(PSG)이었다. 투헬 감독은 당시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등 스타급 선수들을 지휘하며 리그앙 우승과 쿠프 드 프랑스 우승 등의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스타 선수들과의 불화설이 일었고, 결국 프리미어리그(PL) 첼시로 향했다. 투헬 감독은 역시나 침체기에 빠진 첼시를 강팀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큰 업적을 세웠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충분히 ‘명장 반열’에 오른 감독이었다.
그러나 투헬 감독 부임 소식을 들은 잉글랜드의 반응은 심상치 않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5일 “투헬 감독을 선임한 행보는 잉글랜드 지도자들에 대한 모욕이다”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져갔다. 바로 외국인 감독, 그것도 독일 국적 감독이기 때문이었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이 높은 국가다. 따라서 그간 대표팀 감독을 주로 잉글랜드 출신으로 채웠다. FA 탄생 이후, 외국인 감독이었던 인물은 스반 예란 에릭손(스웨덴),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두 명 뿐이었다.
투헬 감독의 국적이 독일이라는 점이 더욱 불을 붙였다. 독일은 역사적으로 잉글랜드와 오랜 라이벌 관계에 있는 국가다. 잉글랜드는 58년 동안 무관에 그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1966년 월드컵 결승 상대가 서독이었다. 이후 제1, 2차 세계 대전에서도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전차군단’으로 세계를 호령한 독일과 더 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투헬 감독에게 거센 비판 여론이 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르테타 감독은 투헬 감독 선임이 ‘역사적인 일’이라 칭하며 두둔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내 생각에 그는 의심의 여지 없이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라 생각한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투헬 감독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라며 투헬 감독을 지지했다.
이어 아르테타 감독은 “FA의 결정은 외국인으로서 우리가 이 나라에서 어떻게 대우받는지, 얼마나 그 열정과 존중, 역사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이 나라에서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잉글랜드 출신이 아니더라도 여기에 강하게 공감할 수 있다고 느낀다. 이는 아주 특별한 것이며, 이 결정을 자랑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뒤를 이어 아스널을 우승권으로 올린 인물이다. 최근 두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PL)에서 두 차례의 준우승을 거머 쥐었고, 이번 시즌 또한 강력한 리더십으로 아스널을 잘 이끌고 있다. 심지어 선수 생활 동안 에버턴과 아스널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정점까지 찍은 인물이다. 그러나 아르테타 감독의 국적은 스페인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외국인의 시선에서 투헬 감독 선임 결정을 바라봤다. 그는 FA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으며 이는 특별하고 역사적인 선택이라 말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