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이 사랑한 강아지 품종


국가원수를 왕으로 삼고, 그 지위가 세습되거나 특정 가문을 통해 이어지는 정부 형태를 ‘왕정 국가’라 칭한다. 왕정 국가의 왕실은 사람들을 다스리는 절대권력을 가진 곳이며,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곳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마치 현대의 인플루언서처럼, 왕실이 사회의 유행을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지금부터는 왕실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강아지 품종을 모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페키니즈

‘페키니즈’는 중국에서 유래한 견종이다. 견종명은 ‘베이징의 개’라는 뜻의 영어로, 중국 현지에서는 페키니즈를 가리켜 ‘징빠’라고 부른다. 티베트의 수도승들이 기르던 견종인 티베탄 스파니엘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품종으로, 시추와 퍼그가 페키니즈의 개량종으로 전해진다. 페키니즈는 8세기 무렵 중국 당나라 때부터 왕족의 총애를 받은 견종이다. 주인이 죽으면 사후 세계에서 주인을 지키도록 함께 죽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퍼그

‘퍼그’도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 품종이다. 송나라 시대에 황제가 키우는 군견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퍼그는 지금과는 상당히 다르게 생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퍼그가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은 영국으로 전파되면서다. 중국인들이 영국으로 퍼그를 데리고 갔는데, 이것이 발단이 돼 퍼그가 전 유럽에 퍼지게 된 것이다. 당시 유럽인들은 불독 같은 개를 키우는 게 유행이었고, 그에 따라 퍼그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개량됐다.
웰시 코기

영국 웨일스 지역의 목양견 계통의 품종인 ‘웰시 코기’는 웨일스 지역의 농가에서 경비견이나 목양견 등으로 사육됐다. 이 품종은 영국 왕실의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웰시 코기의 별칭이 ‘영국 왕실의 개’이기도 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평생 50마리 이상의 웰시 코기를 길렀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생소한 종이었으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살루키

‘살루키’는 북아프리카에서 유래한 하운드 견종으로, 그 기원이 무려 기원전 7천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품종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살루키를 키운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고대 이집트 왕실의 애견으로 알려져 있으며, 파라오가 사랑한 부와 명예의 상징이다. 살루키는 감수성이 매우 예민한 편이며, 낯선 환경에서는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운동량이 많고 운동신경도 뛰어나며, 특기는 장거리 달리기로 꼽힌다.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우아한 외모와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존재했던 견종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귀족과 왕족 사이에서 반려견으로 인기가 있는 품종이었다.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기원은 약 2천년전으로,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의 유물에서도 비슷한 외모의 개들이 발견된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이탈리아의 귀족 가문들이 선호하던 품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츄

‘시츄’는 라사압소와 페키니즈의 믹스견이었으며, 중국에서는 ‘사자견’이라 불렸던 품종이다. 현재는 견종 클럽에 공인된 품종이다. 중국 왕실에서 기르던 품종으로, 본디 의심이 많고 주인이 주는 간식도 처음 먹어볼 때는 주의를 기울인다. 겁이 많아서 혼을 내며 훈육하면 훈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을 두려워하게 될 수 있기에, 주로 칭찬을 통해서 훈련을 시켜야 하는 견종으로 알려져 있다.
꼬동 드 툴레아

‘꼬동 드 툴레아’는 마다가스카르와 마다가스카를 통치했던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품종이다. 털은 마치 솜처럼 부드럽고 풍성한데, 프랑스어로 솜은 ‘꼬동’이라 부른다. 이름 끝의 툴레아는 마다가스카르의 항구도시인 툴레어에서 착안했다. 꼬동 드 툴레아는 마다가스카르의 귀족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견종으로, ‘마다가스카르 왕실견’으로 불릴 정도였다. 얼핏 보면 몸집이 큰 말티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레이트 피레니즈

‘그레이드 피레니즈’는 피레네 산맥에서 유래한 품종이다. 프랑스에서는 ‘파투’라 불리기도 한다. 17세기 루이 14세 궁정에 소개돼 왕실견으로 명명됐으며, 1930년대에 북아메리카로 수출됐다. 튼튼한 체형과 순종적이면서도 용감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보호본능이 강한 견종으로 꼽힌다. 본래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해 사라질 뻔한 품종이었지만 20세기 초 베르나르 세낙 라그랑주의 노력으로 품종이 구출됐다.
라사압소

‘라사압소’는 2천년의 역사를 가진 개로, 원산지는 티베트다. 라사압소라는 품종명은 ‘라싸의 산양’이라는 뜻이다. 1920년대에 유럽에 소개되면서 알려진 견종으로, 긴 털이 온몸을 덮고 있다. 털 색은 다양하다. 낯선 사람을 잘 가려내며 경계심이 강하고, 주인에게는 순종적이다. 라사압소는 라싸의 궁궐에서 기르던 개로, 궁궐 밖으로 나오는 일이 잘 없었다. 유럽에 소개된 것은 청나라가 붕괴되는 혼란기였던 영향이 크다.
빠삐용

‘빠삐용’은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로 걸어나갈 때 안고 있던 개로 유명하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빠삐용은 이후 사면 받아 남은 생을 산 것으로 전해진다. 빠비용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나비를 뜻하는데, 귀의 모양에서 딴 것이다. 빠삐용의 귀에는 긴 숱이 달렸는데, 이 모습이 마치 나비와 같았기 때문이다. 빠삐용은 매우 머리가 좋은 품종으로도 유명한데, 견종 중 8번째로 지능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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