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봇 "듀얼센스 가치 200% 증명한 꿀잼 신작"
기존 아스트로 시리즈는 새로운 플레이스테이션 기기 성능을 선보이는 테크 데모, 혹은 튜토리얼에 가까운 게임이었다. 신작 아스트로봇이 공개되자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을 가졌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아스트로봇을 출시한 후 이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개성 넘치고 창의적인 스테이지 디자인, 적극적인 듀얼 센스 기능 활용, 다채로운 매커니즘 및 기믹으로 전 세계 매체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작 아스트로 플레이룸도 테크 데모라고 가볍게 여기기에는 듀얼 센스를 활용한 생생한 체험이 돋보였는데, 신작 아스트로봇에서는 한층 더 발전했다. 적응형 트리거, 햅틱 피드백 등 기기 성능을 200% 활용해 쉴 틈 없이 감각적인 재미를 쏟아 붓는다.
수집 요소 역시 한층 더 강화됐다. '우주에 흩어진 아스트로봇 크루를 모은다'는 일관된 목표 의식이 생겼다. 해당 타이틀과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히어로 모드 스테이지로 게임 플레이를 직접 체험한다. 수집을 위한 회차 플레이 배려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아스트로봇 플레이 소감을 짧게 요약한다면, 3D 플랫포머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즐거움을 느낄 만한 게임이었다.
장르: 3D 플랫포머
출시일: 2024년 9월 6일
개발사: 팀 아소비
플랫폼: PS5
■ 듀얼 센스로 더욱 다채롭고 실감나는 월드
아스트로봇은 우주선 파손 후 여러 은하로 흩어진 봇들을 구조하는 이야기다. 각 은하는 보스전을 포함한 메인 스테이지 5개와 보스전 이후 개방되는 히어로 모드 스테이지까지 총 6개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다.
메인 스테이지는 풀숲, 정원, 집 안, 도시, 사막, 카지노, 온천, 해변 등 다양한 환경을 구현했다. 스토리 클리어에 필요한 메인 스테이지는 30개 정도다. 생각보다 적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메인 스테이지에서 발견하는 잃어버린 은하 소속 특수 스테이지와 숨겨진 소규모 레벨까지 포함하면 볼륨은 꽤 풍성하다.
메인 스테이지마다 플레이 환경이 휙휙 바뀌고, 혹 같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다른 활용 방식이 필요하다. 쉴 새 없이 새로운 경험이 쏟아지니 조작 난도가 낮아도 지루할 틈이 없이 즐겁다.
플레이하며 마리오 시리즈, 그 중에서도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가 연상됐다. 각 스테이지마다 특수한 기능을 가진 도구가 주어진다. 이를 여러 방식으로 활용해 기믹을 파훼하고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진행 방식도 유사하다.
그 중 아스트로봇의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전적으로 듀얼센스의 기능을 100% 활용한 덕분이다. 찰그락거리는 금속 램프, 말랑하고 탱탱한 고무 공, 차르르 쏟아지는 블록 등 내장 사운드와 햅틱 피드백으로 환경음과 촉감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용수철 장치를 팽팽하게 당겼을 때의 탄성력, 단단한 물체에 펀치를 날릴 때의 빡빡한 반발력 등 적재적소에 배치한 적응형 트리거 역시 플레이를 좀 더 다채롭고 실감나게 만든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플레이했을 때만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다.
■ 게임에 서툴러도 차근차근 학습 가능한 진행 방식
아스트로봇의 플레이 난도는 높지 않다. 각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마다 도구의 활용 방법과 기믹 파훼법을 차근차근 학습시킨다.
개구리 펀치 글로브를 예로 들어보자. 처음 글로브를 입수한 스테이지에서 펀치를 날리는 기본 사용법을 익힌다면,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개구리 펀치에 달린 스프링으로 끈적한 막대에 매달려 이동하는 법을 배운다. 또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새총처럼 양쪽에 매달려 뒤로 이동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을 학습한다.
대부분의 죽음은 잠깐의 조작 미스로 적에 닿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발생한다. 세이브 포인트를 절묘하게 설치해 죽음 후 재도전이 부담스럽지 않다. 수직 위주의 설계로 아래에서 위를 바라볼 때 시야가 제한되는 것 외에는 시점 전환이나 카메라도 거슬리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스테이지마다 도구 활용 방법을 차근차근 배운 뒤 보스 스테이지는 그동안 배운 노하우를 시험한다. 조작 난도 자체도 낮고, 단계적 학습으로 충분히 파훼법을 익혔으며, 혹시 그래도 어려울까 싶어 여벌 목숨으로 도와준다.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에서 아이나 장년층 등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에 초점을 맞췄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게임에 익숙한 유저도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신선한 경험으로 기분 좋게 플레이할 수 있다.
■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집 요소
온 은하에 흩어진 봇을 모으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보니 스테이지 클리어 뿐만 아니라 수집 요소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룬다. 일단 메인 스테이지 진행에 일정 수 이상의 봇 구조가 필요하다. 스테이지 미는데 집중하다보면 봇 구조가 부족해 클리어했던 스테이지로 다시 돌아가는 일이 많았다.
2회차부터는 일종의 편의 기능인 내비게이션을 제공한다. 200코인을 지불하면 레이더 새를 호출할 수 있는데, 아직 구조하지 못한 봇이나 퍼즐 조각 등 남은 수집 요소를 감지한다. 막막하게 맵의 처음부터 끝까지 뒤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수집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었다.
리턴도 확실하게 마련했다. 베이스 캠프에 진입하면 구조한 봇들이 조르르 모여 인사를 건네고, 새로운 봇이나 퍼즐이 숨겨진 곳에 입장하도록 도와준다. 퍼즐 조각을 모아 퍼즐을 완성하면 베이스 캠프의 새로운 기능이 해금된다.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모은 코인으로는 베이스 캠프를 꾸미는 장식품을 뽑을 수 있다.
구조 가능한 봇들 중에는 전작처럼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 등장 인물을 모티브로 한 특별한 봇이 있다. 두루뭉술한 설명으로 어떤 게임의 누구인지 정체를 알아채기 쉽지 않지만, 그만큼 알아차렸을 때의 기쁨도 컸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오래 즐겼던 이들을 위한 소소한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해당 타이틀을 모티브로 만든 히어로 모드 스테이지도 있었는데, 추가 스테이지다보니 메인 스테이지보다 좀 더 어려운 편이다. 직접 주인공 캐릭터로 변신해 해당 게임에서 플레이했던 것처럼 진행할 수 있다. 가령 봇 오브 워 스테이지에서는 크레토스처럼 리바이어던 도끼를 던져 적을 얼리고 회수하는 방식의 플레이가 연출된다.
■ 쉽고 재밌고 지루하지 않은 3D 플랫 포머
아스트로봇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 방식, 높지 않은 난이도로 남녀노소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햅틱 피드백, 적응형 트리거 등 듀얼 센스의 기능을 알차게 활용해 시각은 물론 촉각과 청각까지 더욱 감각적이고 풍성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함께 자라난 올드 게이머라면 추억 보정까지 곁들여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겠지만, 게임 그 자체만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3D 플랫포머다. 무료로 제공되던 시리즈의 첫 풀 프라이스 게임이라 걱정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플레이스테이션5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아스트로봇을 꼭 플레이해보길 바란다. 섬세한 스테이지 디자인과 난도 조절, 귀엽고 깜찍한 수집 요소까지 꽉꽉 눌러 담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1. 스트레스 없는 조작 난이도
2. 듀얼 센스 기능을 200% 활용한 다채로운 경험
3. 귀엽고 깜찍한 수집 요소들
1. 진행에 수집이 강제되는 부분이 있음
2. 수직 위주 설계로 인해 답답한 시야
3. 게임을 모르면 파악하기 어려운 이스터 에그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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