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안전한가요”… 비상계엄에 중국인들 불안감 확산
여행 안전 확인 문의 빗발… 환불 움직임은 아직
비수기라 영향 제한적, 장기화 시 타격 불가피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도 한국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인은 올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중 3분의 1가량을 차지해 한국 관광업계의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아직은 여행 취소를 문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비상계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어 관광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 여행은 여전히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으로 인해 이 인기 있는 관광지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의 비상계엄 위기가 계속되자 많은 나라들이 한국에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신중’ 단계로 격상하거나 시위 지역을 피하고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곳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 또한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한 상황이다. 중국은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던 3일 밤 재한 중국인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데 신중하라”고 권고했다가 4일 오전 “이제 한국의 사회 질서는 정상이며 재한 중국 시민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추가 공지했다.
환구시보는 관광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과 이스라엘 등이 한국에 여행 경보를 발령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과거 상황을 보면 서울 광화문, 남대문, 국회 등 도심지에서 대규모 시위가 주로 이뤄졌는데, 시위가 집중되는 지역은 외국인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 많아 연말 관광산업과 상업시설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도 같은 날 “계엄령 풍파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올해 한국 여행 시장에 여러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샤오빙씨는 “지금 한국 여행이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제일재경에 전했다. 그는 “현재 환불 사례는 없다”면서도 “고객이 한국 여행 경로를 짤 때 한국인들이 모이는 지역을 피하고, 지하철 등 교통수단 운영 시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안내하려 한다”라고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은 1373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해 2019년 같은 기간의 94%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가별로 보면, 이 기간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은 400만명에 육박했다. 전체 해외 관광객의 3분의 1 수준으로, 1위다. 2위인 일본(263만2000명)과 큰 격차다. 국경절 연휴가 있었던 10월만 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0월보다 158.9% 증가했다. 여전히 2019년 같은 기간의 69% 수준이지만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였다.
제일재경은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이어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 사태로 한국 관광 산업도 뜻밖의 혼란에 빠진 바 있다”며 “탄핵 논란으로 방한 해외 관광객은 2016년 1724만명에서 2017년 1333만명으로 급감했다”고 했다. 다만 아직 데이터상 중국인의 한국 여행의 급감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항공권 예약 플랫폼 항뤼종헝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중국 본토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권은 15만건 이상 예약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관광업계는 비상계엄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 취소 문의가 있긴 하지만, 아직 수치상으로 명확하게 드러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한국 여행 비수기인 만큼 (비상계엄)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영향이 심화할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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