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 지켜본다? 美 행정부, 중국산 자동차 및 부품 사실상 판매 금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국 진입을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이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 중국에서 제조된 차량뿐만 아니라 중국과 연관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품을 사용하는 모든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월요일 미국 상무부는 중국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을 제안했다. 피상적인 이유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자율주행 상태의 차량이 악의적인 행위자에 의해 원격으로 제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조치다.
상무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규제가 사실상 중국에서 제조된 모든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는 수준으로 강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 정보통신기술국 리즈 캐넌 국장은 "현재 중국에서 제조된 모든 차량이 사실상 미국에서 판매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포드는 중국 창안자동차와의 합작으로 링컨 노틸러스를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도입하고 있다. 또한 GM 역시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뷰익 엔비전을 중국에서 생산해 북미에 수입한다. 아직까지 포드와 GM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다른 중국산 차량으로는 볼보 S90과 폴스타 2가 있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중국 지리차그룹 소속이다. 볼보는 상무부의 제안에 대해 "볼보는 언제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모든 데이터는 관련 법률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폴스타 또한 "미국 상무부의 제안을 검토하면서 기업 운영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규제안은 차량의 연결 시스템을 지원하는 하드웨어 부품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즉 차량이 자율주행을 위해 와이파이, 위성, 셀룰러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게 하는 부품과 코드를 대상으로 한다.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특정 소프트웨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규제가 발효되면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관된 기업이 제조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차량 판매도 금지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에서 생산된 중국계 기업의 차량 판매 금지도 가능해진다.
또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공급업체들로부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조달하더라도 해당 차량은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이 커넥티드카를 이용해 미국 시민이나 중요한 인프라를 감시할 위험이 있어 이러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는 미국 내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이미 운영 중인 해외 기업을 보호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올해 상반기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된 10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춘 규제로 차별화했다.
미국자동차혁신연합(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은 이번 규제안에 대해 "회원사들은 커넥티드카의 공급망에서 중국과 같은 우려국을 배제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데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하드웨어 금지는 2030년형 모델부터, 소프트웨어는 2027년형 모델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 행정부는 이번 규제안에 대해 30일간의 공개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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