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현 사망에 원청·하청 사과문, 그러나 "김용균 때보다 못하다"
[신문웅(태안신문) 기자]
태안화력에서 나홀로 근무하다가 '끼임사고'로 숨진 고 김충현 노동자의 영결식이 18일 엄수된 가운데 원청·1차하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주)·한전KPS가 19일 조간신문에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사과문이 형식적이고 오히려 6년 전보다 거꾸로 간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인 1조 근무' '안전설비 강화' 등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 태안화력은 6년여 전인 2018년 12월 김용균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곳이다.
김충현씨가 목숨을 잃은 태안화력의 본사인 한국서부발전은 19일 발행된 <한겨레>에 "김충현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동료, 국민 여러분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실었다. 이정복 대표이사 명의다.
|
|
| ▲ 한국서부발전(주) 가 19일자 조간신문에 고김충현노동자 '끼임사고'에 관련된 사과문을 게재했다. |
| ⓒ 신문웅(한국서부발전(주) 제공) |
이어 "아울러 고인께서 흘리신 땀의 가치를 존중하고,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현장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재차 약속드립니다. 향후 근로자의 안전한 일터 조성을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하여 신뢰받는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서부발전 홍보팀 관계자는 "대책위와의 합의에 따라 대책위가 지정한 매체에 19일자 지면(광고)에 사과문을 게재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
|
| ▲ 한전KPS 사장과 임직원 일동 명의의 사과문. |
| ⓒ 신문웅(익명의 독자 제공) |
이 회사는 "한전KPS는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썼다.
"김충현님은 한국파워오엔엠 직원으로서 기술과 능력을 겸비하신 분이며.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셨습니다. 저희에게는 현장의 동료이자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훌륭한 동료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참담한 사고를 막지 못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을 위한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위험 요소에 대한 전수 점검과 함께 고위험 작업 안전 수칙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 ▲ 2019년 2월 8일 한국서부발전(주) 김병숙 대표이사 명의로 일간 신문에 게재되었던 '고김용균 사고' 관련 사과문 |
| ⓒ 신문웅 |
김용균 노동자 사망 후인 2019년 2월 8일, 한국서부발전(주)은 김병숙 대표이사 명의로 '김용균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동료,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일간지에 게재했었다.
당시 사과문 핵심은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추구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으며,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부터 저희 한국서부발전은 전문기관 등과 합동 조사를 거처 2인 1조 근무, 6개월 미만 경력자 단독작업 금지 등 근무시스템을 개선하였고 사업장 내의 위험 설비에 대한 안전 장치를 보강하고 설비개선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였다.
특히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른 조치 사항을 조속히 이행하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에도 적극 협조하여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생명의 존엄성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가장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매진해 나갈 것을 재차 약속드리며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위험의 외주화 방지' 정책 등에 적극 부응하여 신뢰받는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었다.
물론 한국서부발전(주)이 2019년 사과문대로 2인 1조 근무, 설비에 대한 안전장치 보강, 설비 개선 등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매진한다'는 약속만 지켰어도 고 김충현 노동자의 사고는 막을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위험의 외주화 방지' 정책 등에 적극 부응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던 2019년 약속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임기응변에 불과했음이 2025년 김충현 사고를 통해 증명됐다.
19일 두 기업의 사과문에 대해 고 김충현 대책위 관계자는 "'김용균 사고' 당시 사과문에는, 물론 지켜지지 않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위험의 외주화 방지' '정부 정책 부응' 등 구체성을 담고 있었다"라면서 "(이번) 한국서부발전의 사과문은 김용균 사고당시 보다도 못하다. 거꾸로 돌아간 것 같다. 한전KPS의 사과문은 고 김충현 노동자의 소속을 굳이 '한국파워오엔엠 직원'으로 명시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느낌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
|
| ▲ 김충현씨는 본인이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을 끝내 못 보고 지난 2일 생을 마감했다. |
| ⓒ 고김충현대책위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섬뜩한 디지털 통제... 당신이 로켓배송 받을 때 벌어지는 일
- '민주당 정부'서 집값 오른다는 말, 끊어내라
- 종로구에서 탄 여자 승객이 택시기사에게 부탁한 일
- "707 투입? 정말 막장" 국방부상황실도 계엄이 황당했다
- 시시각각 조여오는 민중기 특검... 김건희 수사 검사장들 면담
- 김용 사건 조서에 '피의자 이재명' 적시...2022년 10월 무슨 일 있었나
- 어머니는 말씀하셨어요, "1%만 고치면 완벽하다"고요
- 재수사 한 달 만에 김건희 파일 확보... 조선·동아 "검찰, 4년간 뭐 하다가"
- [속보]김용현 석방 물건너가나... 조은석 특검 추가기소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2021년 검찰의 김건희 수사, 왜 미래에셋만 빠졌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