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굴려주세요" 잊고 살았는데 대박…직장인 '환호' [일확연금 노후부자]
은퇴시점에 따라 자산 자동 배분
올해 평균 수익률 10% 넘어
한투·NH 운용 성과 상위권
※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여러분들의 노후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을 다루는 ‘디지털 온리’ 콘텐츠 [일확연금 노후부자] 시리즈를 매주 화요일에 연재합니다.
내 노후를 위한 퇴직연금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직장인이 많습니다. 확정기여형(DC형), 확정급여형(DB형),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등 용어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데 펀드를 직접 골라 포트폴리오까지 짜야하니 쉬운 일이 아니죠. 이렇다보니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방치된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 1~2%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직장인들을 위해 탄생한 상품이 바로 타깃데이트펀드(TDF)입니다. TDF는 한마디로 젊을 땐 주식으로 수익률을 높이다가 중년엔 채권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상품입니다. 가입한 뒤 잊어버려도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주니 바쁜 직장인에게 딱 맞는 상품이죠.
미국에선 퇴직연금인 401K에서 TDF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22%에서 올해 41%까지 늘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TDF로 운용하는 퇴직연금 순자산이 15조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는 중입니다.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 수익률 월등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TDF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10.79%로 국내 주식형 펀드(-2.86%)보다 13.65% 높았습니다. TDF는 2016년 4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2022년(-14.8%)을 제외하면 매년 원리금보장 상품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냈습니다. 2018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8.1%입니다.
TDF가 좋은 성적을 낸 비결은 성장률이 높은 자산군 선별, 변동성을 줄이는 자산 배분 등에 있습니다. 주로 미국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TDF들이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프·은퇴 정보 서비스업체 아이랩에 따르면 전체 TDF 상품 중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9월말 기준)을 낸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TDF알아서ETF포커스’였습니다. 2030(12.61%), 2045(15.76%), 2060(17.67%) 등 세 개 빈티지에서 1위(1일 기준)에 올랐습니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는 “주식은 미국 성장주 상장지수펀드(ETF)에 환노출로 투자하고 채권은 국내 채권을 편입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 하나로 TDF’는 2025(11.38%), 2035(13.73%) 빈티지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국내 외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해 비중을 조절하는데, 199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TDF를 개발한 미국 올스프링의 운용 자문과 유럽 1위 운용사인 아문디의 인프라를 연계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전략배분TDF는 2040(14.66%) 빈티지에서 1위, 2035, 2045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디폴트옵션 도입 후 급성장
국내에서 TDF로 운용되는 연금자산은 15조4719억원(순자산 기준)에 달합니다. 2018년 말만 해도 순자산이 1조1000억원에 불과했는데 5년 반 만에 약 14배 불어났습니다. 지난해 7월 디폴트옵션 도입 후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습니다.
영주닐슨 성균관대 SKK GSB 교수는 “원금보장형은 퇴직연금의 적립금을 항상 보전은 해 주지만, 인플레이션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가져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TDF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시기가 있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훨씬 넘어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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