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워킹맘 늘며 사라진 ‘M커브’…30대 여성 고용률 73%

30대를 중심으로 남녀 고용동향이 갈라지고 있다. 30대 여성은 경제활동참가율이 커지며 경력단절이 줄어드는 반면, 30대 남성은 경제활동참가율이 줄면서 ‘쉬었음’ 인구가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30일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월평균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74.8%로 지난해 연간 월평균(73.2%)에 견줘 1.6%포인트 올랐다.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올라 2022년엔 66.4%로 전통적으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1위 연령대인 40대(66.3%)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후 해마다 격차를 벌려 올해는 40대(70%)를 4.8%포인트나 앞질렀다.
결혼·출산 늦추고 일터 남은 여성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연구원 고용분석팀장은 “여성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결혼 자체도 줄어들면서 30대에서 여성 고용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로 인해 과거 30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던 ‘M커브’ 현상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상승한 원인으로는 출산이나 결혼하는 30대 여성 비중이 줄어든 데다 ‘워킹맘’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성의 초혼 연령은 2014년 평균 30.1살에서 2024년 31.6살로, 첫 아이를 낳는 나이는 2014년 평균 31살에서 2024년 33.1살로 높아져 결혼과 출산이 나란히 30대 중반으로 밀려났다.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비혼 흐름도 뚜렷하다. 2023년 기준 30대 미혼율은 51.3%로, 2명 가운데 1명이 결혼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적령기로 불리는 30~34살에서 결혼하지 않는 비율은 2000년 18.7%에서 2020년 56.3%로 20년 새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육아 때문에 쉰다’ 10년 새 절반

워킹맘이 늘어난 만큼 일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눈에 띄게 줄었다. 결혼·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미취업 여성은 110만5천명으로, 1년 새 11만명 감소해 201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체 기혼 여성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보다 1.0%포인트 떨어진 14.9%로,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경력단절 사유는 육아(44.3%), 결혼(24.2%), 임신·출산(22.1%) 순으로 조사됐다. 2015년 상반기만 해도 30대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이 37.5%에 달해 ‘열 명 중 네 명이 경단녀’였지만, 2024년에는 20%대 초반(23.9%)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 시작된 경력단절 완화 흐름이 이제는 기혼 여성 전체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변화는 출산 자체가 줄어든 저출생 영향이 가장 크다. 2014년 태어난 아기는 43만5천여명 수준이었지만, 10년이 지난 2024년에는 23만8천3백명으로 반 토막 났다. 해마다 가파른 내리막을 걷다가 2024년에 전년보다 8300명(3.6%)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여전히 출생아 규모는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출생아가 줄면서 비경제활동인구 안에서 ‘육아’가 차지하는 몫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5년에만 해도 ‘육아’ 인구가 140만명을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68만5천명으로 줄어들었다. 비경제활동 이유 가운데 육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9%에서 올해는 4%로 내려앉았다.
워킹맘을 떠받치는 남성 육아

육아휴직 급여를 받는 남성 비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전체 육아휴직 이용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을 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또한 ‘육아’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 이른바 ‘육아 전담 아빠’도 통계에 잡히기 시작했다. 10년 전만 해도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던 남성 ‘육아’ 인구가 최근 몇 년 사이 1만명대를 넘어섰다.
남성 육아휴직과 남성 육아 인구 확대가 ‘워킹맘 확대를 떠받치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유연 근무를 운영하기 시작하면, 인사·평가 시스템도 ‘엄마만 빠지는 구조’에서 ‘부부가 번갈아 빠지는 구조’로 재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에게 집중되던 경력 리스크를 부부가 나누는 효과를 내고, 결과적으로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을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육아는 엄마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흔들리면서, 과거처럼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줄고,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 늘어난 셈이다.

제조·건설 부진에 구직 멈춘 남성
올해 1~10월 기준 월평균 3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90.3%, 고용률은 87.7%로, 지난해 연간 월평균(경제활동참가율 90.4%, 고용률 88.0%)보다 소폭 떨어졌다. 수치 자체로는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완만한 내리막을 이어오면서 30대 여성과의 격차를 해마다 줄이고 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안에서 ‘쉬었음’ 인구가 남성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12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천명 늘었다. 이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58만명으로 1년 새 13만5천명 증가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냥 쉰다’는 10년새 2배로 늘어 최대
이정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구직 청년의 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2025년)에서 “육아로 인한 비구직 청년은 줄어드는 반면,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층은 늘어나고 있다”며, 청년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결혼·육아 이후 일자리를 찾지 못한 30대 여성, 직장 적응에 실패한 20대 남성 등 다양한 경로가 뒤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자가 노동시장을 떠난 이유가 다른 만큼, 한 가지 처방으로 ‘쉬었음’을 줄이긴 어렵다”며 나이·생애 단계별 특성을 세분화해 맞춤형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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