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운전이 즐거운 전기차, 폭스바겐 ID.4..장단점 살펴보니

강준기 입력 2022. 9. 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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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ID.4를 시승했다. 5,490만 원 단일 트림으로 나오는 전기 SUV다. 보조금 혜택을 더한 ‘실구매가’는 4천만 원 중반 대. ID.4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현대 아이오닉 5로, 두 맞수의 상대적 차이를 꼼꼼히 살펴봤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폭스바겐, 강준기

‘공룡’ 폭스바겐의 E-모빌리티 전환은 상당히 빠르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의 글로벌 전기차 인도 대수는 116,000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나 뛰었다. 그중 중국 시장은 2배 상승했다. 비결은 ID.4의 활약.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의 넉넉한 거주공간, 가솔린 SUV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주행거리, 다양한 ADAS 기술 탑재가 맺은 결실이다.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가 속한 ‘ID. 패밀리’는 소형 해치백 ID.3, 컴팩트 SUV ID.4, 쿠페형 SUV ID.5, 전기 MPV ID.버즈 등으로 나눈다. 앞으로 중형 전기 세단과 대형 SUV 등을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한 ID.4는 그 중심으로, 월드 베스트셀러 티구안의 영광을 이어갈 새 주역으로 관심을 모은다. 과연 국내 시장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①익스테리어

ID.4의 첫인상은 기존 폭스바겐의 내연기관 라인업과 사뭇 다르다. 직선 위주의 반듯한 비율 뽐내는 티구안과 달리, 물수제비 뜰 조약돌처럼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인다. 이러한 디자인은 ‘목적’이 뚜렷하다. 공기저항계수를 낮춰, 차체가 높은 SUV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했다. ID.4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8로, 0.35 안팎의 일반 SUV보다 날렵하다. ‘곡선 폭스바겐’은 비틀 이후로 처음 보는 듯하다.

ID.4의 체격은 티구안보다 살짝 크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585×1,850×1,620㎜. 티구안보다 75㎜ 길고 10㎜ 넓은데, 높이는 15㎜ 낮다. 실내 공간 가늠할 휠베이스는 2,765㎜로, 85㎜ 더 넉넉하다. ID.4 차체의 핵심은 옆모습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엔진이 없는 보닛은 길이를 성큼 줄였다. 또한, 후륜구동 모델답게 오버행이 짧아 역동적이다.



기능적으로도 훌륭하다. 사람의 눈동자에서 영감 얻은 IQ.라이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좋은 예다. 운전자가 키를 갖고 가까이 다가가면, 오프닝 세레모니를 통해 서로 ‘교감’한다. 또한, 주행상황에 따라 빛을 효율적으로 뿌린다. 3D LED 테일램프는 마치 도미노를 겹겹이 세운 듯 입체적이다. 주행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무빙 턴 시그널 방향지시등도 눈에 띈다.

②인테리어

도어를 열면, 기존 폭스바겐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적인 실내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브라운과 그레이, 투톤으로 구성한 컬러가 대표적이다. ‘모범생’처럼 반듯하게 설계한 내연기관 폭스바겐과 비교하면, 사소한 팔걸이 디자인조차 평범하지 않다. 그리고 심플하다. 12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5.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중심으로, 물리 버튼은 모두 덜어냈다.

실용성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자식 기어레버의 위치를 계기판 오른쪽으로 옮겼다. 덕분에 일반적인 변속기 자리에 넉넉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센터콘솔이 없는 대신, 차체 중앙까지 길쭉한 수납함을 구성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와 C타입 USB 포트(4개)도 포인트. 개방감 좋은 파노라마 글라스루프와 동반석까지 넣은 전동시트‧요추받침대‧마사지 기능도 눈에 띈다.

이처럼 풍성한 사양을 기본화한 걸 감안하면, 아이오닉 5보다 되레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단, 통풍 시트의 부재와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유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건 ‘옥의 티’다. 또한, 엔진이 없는 전기차인데, 시동 버튼에 ‘엔진 스타트/스탑’ 글자를 새겼다. ‘EV 스타트/스탑’으로 수정하는 건 어떨까? 사소한 디테일에 더욱 신경 쓰면 완성도가 더 높을 듯하다.



ID.4의 핵심은 넉넉한 2열 및 적재 공간이다. 건장한 남자 성인이 앉아도 다리 공간이 여유롭다. 차체 하부에 대용량 배터리 팩을 깔았지만, 전고가 높은 SUV이기 때문에 바닥 높이가 부담스럽진 않다. 트렁크 공간은 아이오닉 5보다 소폭 넉넉하다. 기본 543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75L까지 늘어난다. 부부와 자녀 1~2명으로 구성된 가족의 패밀리카로 충분하다.

③파워트레인 및 섀시

ID.4는 폭스바겐 MEB 플랫폼을 밑바탕 삼았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골격으로, 차급과 장르를 편식하지 않는 새 뼈대다.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의 EV와 비교하면, 차체 길이 대비 휠베이스가 넉넉하다. 배터리와 각종 전장 부품도 최적화해 얹을 수 있다. 참고로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을 개발하며 다른 제조사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정통 자동차 제조사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여느 전기차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강성 확보를 위한 ‘보강’이었다. 보닛을 열면, 좌우 스트럿 타워를 잇는 바와 대각선 아래로 양쪽을 지지하는 파츠가 호기심을 끈다. 충돌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예리한’ 핸들링을 위한 설계로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ID.4는 올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치른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점인 ‘탑 세이프티 픽+’ 등급을 받았다. 지붕이 버틸 수 있는 최대 힘은 24,969lbs(약 11.3t)로, 아이오닉 5(18,197lbs, 약 8,254㎏), 테슬라 모델 Y(19,188lbs, 약 8,703㎏)보다 한층 높다. 강력한 차체 강성을 알 수 있는 단서다.

국내 판매하는 ID.4는 뒤 차축에 싱글 모터를 얹고 82㎾h 리튬-이온 배터리와 맞물렸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6㎏‧m를 뿜고 0→시속 100㎞ 가속을 8.5초에 끊는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복합 405㎞, 도심 426㎞. 현장에서 확인한 시승차는 배터리 잔량 93%인 상태에서 491㎞의 주행가능 거리를 계기판에 표시했다. 135㎾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5→80%까지 충전하는 데 36분이 걸린다.

④주행성능

오늘 시승기의 핵심은 주행성능 평가일 듯하다. 이미지와 제원표로 짐작했던 성능과 실제 느낌이 꽤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운전석이 아닌 2열에 앉아 도심과 굽잇길, 고속도로에서 승차감을 체크했다. SUV인 만큼, 가족용차로 구입할 소비자가 많을 듯하다.

첫인상은 전기차답게 조용하다. 독특한 모터 소음과 함께 ‘스르륵’ 미끄러지며 발진한다. ID.4가 비슷한 가격의 타 브랜드 전기차와 차이가 나는 부분은 다소 단단한 승차감이다. 특히 2열 쇼크업소버의 감쇠력을 단단하게 조율했다. SUV지만,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도 짧은 편이다. 무거운 배터리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물린 단단한 서스펜션은 ‘양날의 검’이 됐다. 티구안이나 골프처럼 탄탄하되 ‘졸깃한’ 하체를 기대한다면, 조금 터프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스펜션 세팅은 굽잇길에서 빛을 발했다. 완벽한 차체 앞뒤 무게배분과 낮은 무게중심, 강력한 비틀림 강성과 뒷바퀴 굴림 구동계에 힘입어 운전대를 돌릴수록 신이 난다. 특히 엔진이 없는 앞머리는 기존 내연기관 폭스바겐 SUV보다 한층 날쌔게 움직인다. 덕분에 굽잇길에서 과감하게 속도를 높여도, 코너 안쪽으로 예리하게 찔러 넣는 움직임이 좋다. 이러한 거동엔 앞뒤 다른 타이어 사이즈도 한 몫 한다. 앞은 235㎜, 뒤는 255㎜ 타이어를 신겨 진입은 예리하게 찔러 넣되, 탈출은 진득하게 끌어낸다. 회전직경은 불과 10.2m로, 골프보다 작다.

또한, ‘찰나의 지연’ 없이 곧바로 출력을 뽑아내는 전기 모터 덕에,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더욱이 회생제동 시스템은 특유의 불쾌한 작동 느낌을 지워, 오히려 일반 D 모드보다 B 모드에서 달리는 게 즐거웠다. 즉, ID.4는 안락한 가족용 SUV라기보다, ‘GTI처럼 짜릿한 운전재미 좇은 폭스바겐에 넉넉한 2열과 트렁크를 챙긴 차’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장점만 가득한 전기차는 아니었다. 탄탄한 주행질감은 마음에 들지만, 다소 가벼운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과 조금 긴 제동거리는 아쉽다. 회생제동 시스템의 ‘지분’을 늘리면서, 물리 브레이크의 권한은 테슬라처럼 축소했다. 리어 드럼 브레이크가 좋은 예다. 따라서 고속도로를 항속 주행할 때를 제외하면, D 모드보다 B 모드로 달리는 게 안전하다.

참고로 D 모드에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주행 속도가 크게 줄지 않는다. 덕분에 항속 주행할 때,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해 달릴 수 있다. 대신 일반적인 도심에선 제동거리가 늘어나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은 최고 수준이다. 정지 후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레인 어시스트, 전방 카메라 및 레이더 센서를 통해 주변 보행자를 감지하는 전방추돌 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제동 시스템 등 최신 폭스바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장비를 듬뿍 담았다. 여기에, ‘이머전시 어시스트’란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운전자가 일정시간 반응이 없으면 알림을 보내고, 계속 반응하지 않으면 차를 정지시킨 뒤 비상등을 켜 주변에 위험 상황을 알린다.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이 나타났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⑤총평

골프, 파사트, 티구안 등 항상 세그먼트의 ‘표준’과도 같은 자동차를 만들어온 폭스바겐. 이들이 만든 첫 번째 전기 SUV의 완성도는 예상대로 뛰어났다. 다소 단단한 승차감은 구매 목적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지만, 그동안 축적해온 고성능 섀시 튜닝이 전기차에서 더 선명해진 느낌이다. 대용량 배터리 탑재와 넉넉한 거주공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SUV의 탈을 쓴 GTI라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폭스바겐 ID.4>

장점
1) 운전석뿐 아니라 동반석까지 챙긴 전동시트/요추받침대/마사지 기능
2) 4인 가족의 패밀리카로 충분한 2열 및 적재 공간
3) 예리하면서 든든한 핸들링 및 코너링 성능

단점
1) 다소 단단한 2열 승차감
2) 무선 앱-커넥트를 지원하는 여느 폭스바겐과 달리, 유선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3) 회생제동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으면 다소 긴 제동거리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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