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연 매출 50조원 고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내부 통제 리스크에 직면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수익성 개선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사고 수습과 보안 체계 재정비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지면서 비용 구조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쿠팡Inc가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00만 달러(약 11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0.09%에 그쳐 사실상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은 2600만 달러(약 374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상장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던 분기 매출도 직전 분기 대비 5% 감소하며 처음으로 역성장을 나타냈다.
쿠팡은 실적 부진의 핵심 배경으로 내부 직원의 '개인정보 부정 접근 사고'를 지목했다. 전 직원이 3300만 개 이상의 계정에 접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와우 멤버십 이탈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뒤따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분기 2470만명이던 활성 고객 수는 한 분기 만에 약 10만명 감소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반드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보안 리스크가 단기 충격을 넘어 구조적 비용 요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수익성 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에 보안 시스템 재정비와 내부 통제 강화에 대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3년 1.93%에서 2025년 1.38%까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용 부담 확대는 외형 성장의 성과를 일부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9조1197억원을 기록하며 ‘50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만·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에서 연간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EBITDA 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 보안 사고 대응과 재발 방지 체계 구축에 필요한 추가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회복은 더욱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쿠팡Inc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지난해 12월 이후 매출 성장률과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 지표, 수익성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들어 관련 지표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으며 올해 1분기부터는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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