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SK실트론 6월에 인수한다…‘반도체 기업’ 전환 임박 [시그널]
SK실트론 지분 100% 인수
필수소재 CCL·후공정 테스트에
웨이퍼 제조 합쳐 ‘수직 계열화’

두산이 몸값 5조 원에 달하는 SK실트론을 6월 중에 인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 전자비즈니스(BG)의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소재 생산 노하우와 두산테스나가 보유한 후공정 테스트 기술, SK실트론의 웨이퍼 제조 역량까지 결합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예정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다음달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두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 29.4%까지 포함해 SK실트론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거래 규모만 5조 원에 달한다.
SK실트론 인수가 완료되면 두산은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두산은 반도체 칩을 연결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 제조 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두산테스나를 필두로 한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에서 업계 1위의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까지 인수한다면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
두산이 5조 원을 지급하면서까지 반도체 역량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수요도 폭증하는 상황이다. 두산그룹이 반도체 외에 로봇(두산로보틱스), 소형모듈원전(두산에너빌리티)을 미래 먹거리로 분류한 것도 피지컬 AI와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스터빈과 수소연료전지 생산 능력도 키우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까지 미국 고객사와 총 12기의 가스터빈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룹에서 수소연료전지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두산퓨얼셀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수소연료전지를 잇따라 채택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춰 최근 인산형 연료전지(PAFC)에 대한 기술·품질 검증을 마쳤다.
한편 SK실트론 인수 대금으로 지급할 실탄은 어느 정도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2조 50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지원하는 가운데 잔여분 2조 5000억 원은 두산그룹이 자체 조달해 마련한 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두산은 지난해 12월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국내 증권사들에 주가수익스와프(PRS) 형태로 넘겨 약 9500억 원을 조달했고 기타 보유 자산을 유동화함으로써 총 2조 원이 넘는 돈을 쌓아둔 상태다.
권순철 기자 kssunch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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