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뇌과학] 적정 수면 시간은 얼마일까?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남편의 수면시간이 적어 걱정인 아내 분이 적정 수면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하루에 4~5시간 정도만 자니 건강이 염려되는데 본인은 그 정도만 자도 충분하다고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적정 수면시간은 7~9시간 정도이지만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의 경우 하루의 대부분을 잠 자면서 보낼 수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권장 수면 시간은 줄어들게 됩니다. 청소년 시기의 적정 수면시간은 8~ 10시간 정도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업으로 인해 이를 지키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인 역시 적정 시간은 7~9시간 정도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이를 지키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보통 평일에는 직장 생활 등을 이유로 잠을 자지 않았다가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오히려 수면이나 각성 주기에 문제가 발생하여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적정 수면시간에는 개인차 역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보통 롱 슬리퍼와 쇼트 슬리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롱 슬리퍼(Long Sleeper)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머리가 잘 작동하지 않은 반면, 쇼트슬리퍼(Short Sleeper)는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야 오히려 상쾌하고 개운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쇼트 슬리퍼에 해당하는 사람의 비율은 전 세계의 1% 미만일 정도로 매우 희귀하게 존재하며, 대표적인 인물로는 나폴레옹, 레오나르도 다비치, 버락 오바마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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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성격에 따라 적정 수면시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보통 외향적이고 밝고 낙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생각이나 걱정을 하는 비율도 낮기 때문에 뇌를 혹사시키는 경우가 없어 수면 시간이 짧아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반면, 내향적이고,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항상 사색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의 경우 사소한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 수준이 높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경험하고, 이로 인해 혹사된 뇌를 복구하기 위해 더 많은 수면 시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수면은 신체기능 회복 및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활동이므로 수면 시간이 짧을 경우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증가 등 신체적 질환의 발병과의 관련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수면 시간이 짧은 경우와 달리 긴 경우에도 비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신체적 질환을 제외한 정신적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울감이 높을수록 수면 시간이 짧아졌고, 이로 인해 자살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적정한 수면 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올바른 영양소가 포함된 식단의 섭취는 적정한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지방이나 당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 건강한 수면 습관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 습관 및 패턴을 가진 채 사는 것이 질 좋은 수면을 하는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참고문헌] 김민정. (2022). 직장인의 수면시간에 따른 식행동 및 영양소 섭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