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넥스가 임상 중심에서 글로벌 상업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체급을 끌어올리는 전환기에 들어섰다. 송도 공장이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 인증을 연이어 확보한 데 이어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남은 건 캐파(CAPA) 확대다. CDMO 특별법은 회사가 올해 오송 공장 증설을 앞둔 상황에서 글로벌 수주 확대를 돕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임상 중심 탈피, CDMO 체질 변화 시작

7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넥스는 지난해 연 매출 1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 성장하고 영업이익 21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2024년 매출 1301억원, 영업손실 308억원으로 악화됐던 흐름에서 벗어나 실적 회복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바이넥스는 점안제를 중심으로 한 합성의약품 제조와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병행해온 중견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1957년 설립 이후 1985년 국내 최초로 CDMO 사업에 진출했으며 송도와 오송 거점을 중심으로 임상 시료 위탁 생산을 수행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해왔다.
실적 전환의 계기는 최근엔 확보한 글로벌 인증이 핵심이다. 2024년 11월 EMA GMP 실사 통과에 이어 지난해 1월에는 FDA로부터 cGMP 승인을 획득했다. 해당 승인으로 회사는 글로벌 3대 시장인 미국, 유럽, 일본시장에 상업용 바이오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설비 기반이 갖춰지면서 트랙레코드도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바이넥스는 지난해 셀트리온 앱토즈마주를 포함해 약 7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확대, 증설 투자 집행이 겹치며 손익 개선이 현금으로 전환되지 않는 과도기적 패턴이다.
오송 증설 맞물린 특별법, 글로벌 수주 환경 재편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은 글로벌 수주 확대에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297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은 약 29억원, 전체의 2.2% 수준에 그쳤다. 상업 생산 기반을 글로벌 수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성장의 관건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올해 말 시행되는 CDMO 특별법은 생산 확장의 레버리지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별법은 상업 생산 인프라 구축 이후 발생하는 인허가·품질 인증 절차의 행정 병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가 신규 CDMO를 검토할 때 요구하는 규제 대응력과 품질 신뢰를 정책적으로 보완하는 구조다.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는 충북 오송 공장이 체급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오송 부지에 1만리터(ℓ) 규모 증설을 진행 중이며 올해 11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기존 1000ℓ·5000ℓ급 동물세포 배양 설비와 결합해 상업 생산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바이넥스의 총 캐파는 약 2만2000ℓ 수준으로 확대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인증과 설비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중견 CDMO 생산 인프라로 평가한다.
정책과 설비 확장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수주 환경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오송 증설 이후 신규 프로젝트 대응 속도가 빨라지는 동시에 행정 리스크가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미 EMA와 FDA 인증을 확보한 바이넥스에는 추가 인증 단계보다 글로벌 계약 협상 과정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준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정부는 CDMO 특별법 추진과 세액공제 확대, 규제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성에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CDMO 역량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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