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토요타 AI 맞손"…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자율 작업 능력 입증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스팟 다리 부품을 들어 접는 동작을 구현하는 모습. 출처=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갈무리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일본 토요타리서치연구소(TRI)와 협력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거대행동모델(LBM·Large Behavior Model)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이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손을 맞잡으며 범용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20일(현지시각) TRI와 공동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아틀라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부터 LBM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해왔으며, 이번 시연은 전신을 활용한 자율 동작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걷거나 쪼그리고 물건을 들어 올리는 등 전신 동작을 활용해 부품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연구원들이 의도적으로 상자 뚜껑을 닫거나 부품을 떨어뜨려 방해했지만, 아틀라스는 뚜껑을 다시 열거나 떨어진 물건을 집어 넣으며 흔들림 없이 과제를 마쳤다. 기존 휴머노이드가 보행과 팔 움직임을 분리해 제어했던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하나의 신경망이 전신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아틀라스의 자율적 문제 해결 능력은 단순히 시연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로봇은 물건이 바로 담기지 않자 박스를 앞으로 당겨 적재한 뒤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는 선택을 했다. 이는 별도의 코드 수정 없이도 다양한 작업 방식을 빠르게 학습하는 LBM의 장점 덕분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연구원들의 방해에도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출처=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갈무리

러스 테드레이크 TRI 수석부사장은 "LBM은 인간의 시연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을 짧은 시간 안에 추가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적은 시연만으로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캇 쿠인데르스마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보틱스연구담당 부사장도 "하나의 신경망으로 긴 작업 과정을 학습하는 방식은 로봇의 일반화 능력을 크게 높인다"며 "아틀라스와 같은 고성능 휴머노이드는 정밀성과 힘을 동시에 요구하는 데이터 수집과 작업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의 협력은 양사의 전략적 의도를 잘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며 로보틱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고, 토요타그룹은 TRI를 통해 인공지능과 로봇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다. 이번 협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범용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양사는 산업 현장을 넘어 가정용 서비스 로봇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구상도 내비쳤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가 밧줄을 묶거나 이불을 펼치는 등 비정형 물체 다루기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TRI는 대규모 데이터 기반 행동 모델을 고도화해 로봇이 적은 시연만으로도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연구원들의 방해에도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출처=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갈무리

업계는 이번 협업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에 이어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현대차그룹과 토요타그룹이 전략적 접점을 찾은 사례로 평가한다. 아틀라스가 보여준 전신 활용 능력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산업 현장의 안전성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가정과 서비스 분야까지 로봇이 진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미 물류 로봇 '스트레치'와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상용화해 기업 고객에 공급하고 있다. 아틀라스가 이번에 입증한 범용적 능력은 향후 차세대 로봇 라인업 확대와 서비스 시장 진입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TRI 역시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자율주행과 인간-로봇 상호작용 연구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류종은 기자 rje312@3p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