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뇌물 수수' 혐의 이화영 구속.. 검찰 수사 이재명 향하나
뇌물공여 혐의 쌍방울 부회장도 구속
당시 경기지사 이재명 수사 속도낼 듯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뒤 대북관련 업무 편의를 봐 준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8일 구속됐다.
김경록 수원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검찰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뇌물)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쌍방울 그룹 부회장 A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받아들였다.
김 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인용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27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부지사가 A씨와 모의해 이번 사건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정황이 확인된다며 영장 발부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5월 중순쯤 쌍방울그룹 B 전 회장과 함께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이하 민경련) 관계자들을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민경련은 북한의 대남 민간부문 경제협력을 전담하고 있는 단체다. 당시 쌍방울 그룹과 민경련은 지하자원·관광지 개발 사업, 유통, 철도사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계약에는 당시 쌍방울 주요 계열사인 ‘나노스’가 참여했으며, 나노스는 희토류 등 광물에 대한 사업권도 약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노스는 광산 개발업과 해외자원 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쌍방울 그룹 계열사다.
이런 내용의 합의가 이뤄진 뒤인 2019년 5월20일 쌍방울은 희토류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30%가량 상승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고 쌍방울과 민경련 사이 이뤄진 합의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8월부터 올해 초까지 쌍방울 법인카드 등 2억50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병원비와 휴대전화 통신비, 가전제품 구매, 자동차 수리비 등에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이밖에 쌍방울로부터 고급 외제차 등 차량 3대를 제공받고, 측근인 C씨가 쌍방울로부터 급여 9000여만원을 수령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이 전 부지사의 자녀가 쌍방울 계열사에 입사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의 자녀는 2020년 말쯤 쌍방울 계열사에 입사해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취업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그룹의 대북 테마주 지분을 차명으로 확보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대북 테마주 지분은 현재 C씨가 소유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7일 오전 9시40분쯤 수원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들어가면서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대북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경기도에 쌍방울이 후원했던 대북단체를 소개한 것도 이 전 부지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현재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변호사비를 대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의 부적절한 자금흐름과 이 의원의 대납 의혹 사건이 연관됐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 중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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