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증심사 화재…5시간 30분 만에 완진
용접 불꽃 튄 것으로 추정
광주 무등산 대표 사찰인 증심사 식당 건물에서 불이 난지 5시간 반 만에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거나 중요 문화재 등이 훼손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불이 난 식당 건물과 인근에 있던 생활관(행원당) 등 2동이 전소됐습니다.
오늘(29일) 오전 9시 51분쯤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 식당 건물(공양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화재 발생 당시 주변에 있던 관계자 등 3명은 스스로 몸을 피했습니다.
목조로 된 식당 건물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에 있는 생활관(행원당)으로 빠르게 옮겨붙었습니다.
불을 발견한 관계자 등이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확산하는 속도가 빨라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고 접수 1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불이 확산할 가능성이 보이자 오전 11시쯤 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을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 진화 인력 202명 장비 36대가 투입됐으며, 화재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증심사 대웅전 등에 방화선이 구축되기도 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산림청 진화 헬기와 굴삭기 등을 동원해 2시간 53분 만인 낮 12시 44분쯤 추가 확산 없이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이날 화재로 공양간이 전소되고 생활관인 행원당 등 일부 시설이 훼손됐으며, 건물 잔해에 남아있는 불씨를 진화하는 데 2시간 30분 가까이 더 소요되면서 완전 진화는 낮 3시 15분쯤에야 이뤄졌습니다.
소방당국은 빗물받이에서 물이 새 우수관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었다는 신고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증심사는 광주시 지정 문화재이자 다양한 불교 문화 자원을 품고 있는 곳이라서 진화 작업 난항이 문화재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산중 사찰의 특성상 진입로가 좁고 험해 소방차 접근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원된 포크레인 중 1대는 나무에 걸려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차는 소방 용수를 확보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었습니다.
사찰에서 자체적으로 쓰는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했지만 진화에 충분한 양이 아니라, 인근에 있는 개울과 원거리 소화전에서 소방 용수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곳 주변에 대웅전 등 중요 문화재가 위치해 화재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했습니다.
증심사는 국가 보물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 광주시 유형문화유산인 삼층석탑·오백전·석조보살입상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전수된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중요 문화재는 불이 난 식당과 50~100m가량 떨어져 있었고, 소방당국의 확산 방지 노력이 더해지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통일신라 시대 창건된 증심사는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이후 1970년대 복원돼 광주 대표 사찰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주말 산행을 만끽하려던 등산객들은 이날 화재로 대피하거나 입산이 통제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화염과 함께 다량의 연기가 주변을 뒤덮자 주변 탐방객들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서둘러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산 중이던 한 탐방객은 자욱한 연기를 피하려다 소방 헬기가 뿌린 물에 온몸이 젖기도 했습니다.
불이 산림으로 옮겨붙을 수 있는 만큼 산행을 포기하거나 주변인들에게 산행을 만류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당국도 안전사고를 우려해 일부 탐방로를 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켰습니다.
아들과 함께 무등산을 찾은 박정식(49) 씨는 "소방차 여러 대가 지나가는 걸 보면서 위험하다 싶어 바로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직 화재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또 다른 화재 원인이 있는지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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