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사로잡은 싱가포르 ‘칠리크랩’의 비밀

싱가포르의 음식 문화는 다양하지만, 지난 70년 동안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상징적 요리는 단연 칠리크랩이다.

새콤·매콤·짭짤·달콤한 맛의 조화로 세계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이 요리는 사실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했다.

■ 실수에서 탄생한 대표 소스
1950년대, 리임 춘 니와 그의 아내 체어 얌 티안 부부가 처음 칠리크랩을 만들어냈다.

아내 체어가 일상적인 찜 대신 변화를 주고 싶어 게를 토마토 소스와 함께 볶아 내놓았는데, 소스가 부족해 칠리 소스를 추가로 넣으면서 지금의 맛이 완성됐다.

이 요리는 곧 강가의 작은 해산물 가게에서 화제가 됐고, 1963년 유명 중식 셰프 후이 콕 와가 자신의 해석을 더해 토마토 소스·식초·칠리 소스·달걀 흰자를 넣은 버전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후 칠리크랩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 ‘싱가포르다움’을 담은 맛
셰프 폴 리우는 칠리크랩이 인기 있는 이유를 다문화 국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담은 맛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말레이시아·중국·서양 요리 문화가 조화를 이루듯, 소스의 기본이 되는 말레이시아·중화풍 향신료 페이스트에 서양식 토마토 소스를 더해 요리한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소스는 농도를 내기 위해 녹말물과 달걀을 넣어 윤기와 고소함을 살리며, 밥 또는 튀긴 만토우(빵)에 찍어 먹는 것이 현지인의 정석이다.

칠리크랩은 “사람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음식”이라고 한다. 바쁜 도시 속에서도, 칠리크랩 한 접시가 가족과 친구를 다시 연결하는 힘을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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