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켜지지 않은 간호사 업무지침‥"할 때마다 겁이 나요"
[뉴스데스크]
◀ 앵커 ▶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에 따라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 현장에선, 공백의 상당부분을 간호사들이 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해 진료행위를 하는 건 불법이라, 정부는 급하게 PA간호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업무범위 관련 지침을 내렸죠.
그럼 생명이 오가는 수많은 처치의 순간에 이 지침은 지켜지고 있을까요?
저희가 PA간호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모든 병원을 확인해봤더니, 응답한 간호사 전원이 지침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래서 자신들도 겁이 난다는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나세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전공의 파업 엿새 만에, 정부는 '진료지원 간호사, 이른바 PA간호사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 (지난 2월 26일)] "의료 공백을 감당하고 있는 진료 지원 간호사가 법적으로 보호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부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신할 수 있도록, 간호사를 숙련도에 따라 세 등급으로 나눠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지침으로 만든 겁니다.
간호협회가 시범사업 6개월을 전후해 사업에 참여한 병원 1백60곳 전체를 상대로, 지침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1백15곳 병원 간호사들이 답변을 보내왔는데, 모두 지침을 어기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심장 근처 중심정맥에 약물을 투입하는 중심 정맥관. 관 삽입은 물론, 관을 제거할 때도, 세균에 감염되거나 새들어간 공기가 혈관을 막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숙련도가 높은 전담·전문간호사만 맡으라는 게 지침이지만, 26개 병원에선 일반 간호사도 하고 있었습니다.
[경상권 대학병원 간호사 (음성변조)] "할 때마다 겁이 나요. 이게 한 번에 못 뽑고 혹시라도 중간에 걸려서‥'에어'(공기)가 들어갔을 때 이 환자가 어떻게 될까‥"
호흡을 돕기 위한 기도관을 빼는 일은, 제일 숙련도가 높은 전문간호사만 할 수 있는데, 36개 병원은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음성변조)] "순식간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문제인데‥수십 년간 그걸 해왔던 사람들도 무섭거든요."
[강선우/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결과적으로 간호사들은 의료진이 나가고 없는 그 공백 상황을 불법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메우고 있는 것입니다. 하루빨리 관련된 세부 사항 마련에 나서야‥"
정부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8월 간호법이 통과되면서, 제대로 간호사들의 업무범위를 시행령으로 정해야 하지만 아직 논의는 진척이 없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 전효석 /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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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효석 / 영상편집 : 이정근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3839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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