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력에 의존해 고인 물을 찾는 것보다 청력으로 물을 찾는 게 고양이는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수도꼭지에서 빠르게 흐르는 물줄기는 시원하고 산소가 많아 물맛도 더 좋아 고양이를 매료시키기 때문입니다.
냥은 인간만큼 시력이 좋지 못하다
빛의 삼원색 중 파랑과 녹색만 구별할 수 있는 고양이는 인간만큼 다채로운 색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잔잔히 고인 물이 잘 보이지 않는 고양이는 그래서 물그릇을 찾는 데까지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물그릇의 위치도 고양이가 고인 물을 꺼려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데요.
고양이 전문 병원 데브 그레코(Deb Greco) 수의사는 “특히 코너에 물그릇을 놓게 되면 등 뒤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다른 고양이를 의식하느라 더 물 마시기에 취약한 조건이 된다”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청력과 동체시력은 엄청 좋다
이와 함께 빨강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록색맹인 대신, 고양이는 움직이는 사물을 민감하게 잡아낼 수 있는 동체시력(움직이는 사물을 보는 능력) 그리고 청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먹잇감을 청각으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청력이 발달했는데요. 고양이는 양쪽 귀에 도달하는 소리의 시간 차와 강도 차를 이용해 소리의 발원지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는 청력의 절대강자입니다.
고양이의 동체시력은 인간의 4배로, 1초에 4㎜를 이동하는 작은 움직임까지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명료한 소리와 빠른 움직임을 가지며 떨어지는 물이라면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는 데다 마셨을 때 물맛까지 더 좋으니 고양이로서는 흐르는 물이 이래저래 마다할 이유가 없겠습니다.
한편 고양이가 흐르는 물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야생적 본능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자연에서 고인 물은 대부분 오염된 물이였므로 흐르는 물이 더 나은 선택이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