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윤완준]野 공천 파동, 이재명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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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우리 당에 따가운 비판이 있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노이사' 공천 논란이 지도부 내분으로 번졌다.
"이들이 총선 승리보다 (2012년) 대선에서 친노 후보를 만들기 위해 당을 장악하려 무리한 공천을 하고 있다"는 당시 당내 비판이 지금도 기억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박용진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의원평가 하위 20%'의 칼날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국면을 비롯해 이 대표 비판 의원들을 유독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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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선 져도 이재명당 목표” 비판
“공천의 핵심은 잣대가 하나여야 하는데 자기편한테는 잣대가 구부러지고 미운 놈한테는 잣대를 꼿꼿이 세워 문제가 생겼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 공천 학살’ 논란 관련 발언이 아니다. 12년 전 민주통합당 공천 논란 때 얘기다. 첫 번째 발언은 김부겸 당시 최고위원, 두 번째 발언은 정동영 당시 상임고문이 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노이사’ 공천 논란이 지도부 내분으로 번졌다. 친노, 이화여대 라인, 486 운동권에 공천하고 옛 민주당 인사 등 비노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해서 노이사였다. 이들을 중심으로 공천 대상을 미리 결정하고 회의에서 이를 밀어붙이고 경선을 지원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해 총선을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 박영선 당시 최고위원은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지도부 누군가는 책임지고 국민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사퇴했다.
2011년 말 친노계와 시민단체 인사들 중심으로 혁신과통합을 만들었다. 2017년 대통령이 된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가 주축이었다.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스스로 폐족이라 부르며 2선으로 물러났던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다시 등장했다. 민주당과 합당으로 민주통합당이 탄생했다. 혁신과통합 세력이 당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공천 파동이 터졌다.
“이들이 총선 승리보다 (2012년) 대선에서 친노 후보를 만들기 위해 당을 장악하려 무리한 공천을 하고 있다”는 당시 당내 비판이 지금도 기억난다.
민주통합당은 그해 총선 한 달 전 통합진보당과 야권 연대를 추진했다. 그에 힘입어 통진당은 13석을 얻었다. 통진당은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이 된 당권파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으로 총선 뒤 사분오열된다. 그 과정에서 반대파를 무차별 린치하는 당권파의 민낯이 드러난다. 지금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참여하고 있는 당시 통진당 새로나기특별위원회 박원석 위원장은 이렇게 비판했다.
“당은 특정 정파의 도구가 아니다. 그럼에도 당권파는 민주적 운영 원리나 질서를 파괴하면서 당과 국민보다 정파 논리와 이익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고 ‘당원’의 이름으로 그런 행위를 합리화하려 했다.”
2012년 총선 결과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민주통합당이 과반을 내주며 패했다.
2012년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 10여 년간 선거 과정에서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문제들을 한꺼번에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친노 계파 공천, 통진당과 후보단일화로 그해 총선에서 졌다. 통진당 국회 입성으로 민주당은 19대 국회 시작 이후에도 계속 욕을 먹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박용진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의원평가 하위 20%’의 칼날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국면을 비롯해 이 대표 비판 의원들을 유독 향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친명 지도부가 위성정당 참여 대가로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에 의석수 최소 4석 확보 길을 열어준 데 대해서도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통진당 당권파에 똑같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이길지 질지는 지금 알 수 없다. 하지만 공천 과정은 한 정당의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준다. “총선에서 져도 이재명당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비명계뿐 아니라 중립 성향 의원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
윤완준 정치부장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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