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줄고 빚 늘어난 신세계건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변경 [넘버스]
신세계건설의 등급전망이 떨어졌다. 분양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공사원가가 올라 적자가 이어지고 재무부담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차입금을 줄여야 등급전망을 복귀시킬 수 있다.
1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건설의 제14회 무보증사채의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변경했다.
민간 건축사업의 분양실적이 떨어져 사업변동성이 증가하고 공사원가 상승과 미분양사업장 손실로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비 관련해 자금소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으로 채무부담도 확대됐다는 평가다.
건설·레저사업을 영위하는 신세계건설은 건설부문 내 계열과 공공물량을 제외하고 민간 공사 매출 비중이 6~70%를 차지한다. 빌리브 헤리티지·루센트·라디체 등 대구 주요 주택사업장의 미분양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산·대구·서울 사업장도 부진한 분양실적을 기록하면서 민간부문이 타격을 입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진행 사업장을 기준으로 신세계건설의 분양률은 53%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4분기부터 공사원가가 오르고 미분양사업장 관련 손실이 발생해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별도기준 지난해 120억원, 올 상반기 41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어 3분기에는 대구 지역 미분양 현장 추가 대손 반영 등으로 영업적자가 485억원으로 증가했다. 누적 적자는 903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7.8%로 전년동기 1.9%대비 9.2%포인트 줄었다. 전년대비로는 8.3%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부분 진행 현장의 원가율이 높은 수준이고 미분양 사업장 관련 영업자산의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저조한 영업실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황이 좋지 않아 적자가 계속되면서 현금흐름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328억원이던 EBITDA(에비타, 상각전영업이익)는 올 3분기 -748억원을 기록했다. 버는 돈 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는 얘기다.
현금이 마르는 데 미분양 주택 사업장 관련 공사비 회수가 더뎌지고 골프장 증설에 따른 부지 매입으로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604억원 가량 증가한 23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신세계 건설은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며 탄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차입금 증가로 재무주요 지표인 부채비율은 255.9%에서 470%로 214.1%포인트, 차입금의존도는 5.5%에서 33.2%로 27.7%포인트 각각 악화됐다.
게다가 최근 건설을 진행한 현장에서 브릿지PF의 본PF 전환이 지연된 가운데 신규 사업장에 대한 PF보증과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신용보강을 추가로 제공하면서 PF우발채무도 증가하고 있다. 우발부채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미래 사건으로 부채가 언제 얼마나 발생할 지 예상이 어려운 부채를 말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을 통한 유동성 확충, 골프장을 비롯한 보유 자산 및 그룹의 대외 신인도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에도 현금창출력 축소, 분양실적 부진에 기인한 영업자산 회수의 불확실성, 확대된 PF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건설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되면서 ‘신용등급 상향' 대신 등급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 증가 요인을 제시했다.
신세계건설은 ‘EBITDA/매출(2년평균)’ 3% 이상을 유지하고 ‘순차입금/EBITDA’ 2.5배 미만을 지속 유지하면 ‘안정적’ 전망으로 복귀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3분기 신세계건설의 EBITDA/매출(2년평균)는 -3.6%, ‘순차입금/EBITDA’는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신용평가는 “주요 사업장들의 분양실적 및 원가율 추이, 공사비 회수 규모, 예정 사업의 분양리스크 통제 수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